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학생증과 사원증을 동시에?

등록 2020-07-20 22:04수정 2020-12-19 16:41

커버스토리취업 잘되는 이색 학과들

승강기공학부·헬기정비과…
대학 재학 중 실무 익힌 뒤
현장서 전문가로 뛸 수 있어

수요 많아지는 언어치료과
실생활 밀접한 항공지리정보과
국가자격 취득 뒤 곧바로 취업

학과·기업 연계한 계약학과 등
4년제 대학서도 수시·정시 모집

구미대학교 헬기정비과 실습 장면.
구미대학교 헬기정비과 실습 장면.

“학교 졸업 뒤 바로 현장에서 1년 동안 승강기 설치, 유지·보수 작업을 했어요. 지금은 그 경험을 살려 홍콩에 있는 본부와 현장 기술자 사이의 국제적인 소통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물네 살 이채송씨는 현재 엘리베이터 분야의 손꼽히는 외국계 기업에서 승강기 기종과 정보를 관리하며 커뮤니케이션 직무를 맡고 있다. 외국계 기업인 만큼 영어로 소통하는 일이 잦다. 주변 또래 친구들은 아직 대학교 4학년. 휴학한 이들도 많다. 이씨는 경력 2년차 정직원이다.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공학부를 졸업한 이씨는 전기·전자와 기계 쪽에 관심이 많아 4년제 공과대학 입학을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강기가 ‘건물 어디에나 설치돼 있고 경기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꾸준한 산업’이라는 점,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승강기 산업 국가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색 학과인 승강기공학부를 택했다. 재학 중에는 꾸준한 언어교환 활동을 통해 영어 회화를 익혔고, 현재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공학부 학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공학부 학생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2000년생인 문제훈씨는 예비 부사관이다. 구미대학교 헬기정비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문씨는 이미 항공산업기사, 항공기체정비기능사 등 학과 관련 자격증을 모두 땄다. 고교 시절부터 부사관이 꿈이었던 문씨는 올해 해군과 육군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2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며 오전에는 체력 단련을, 오후에는 학교 차원에서 진행하는 자격시험도 치르고 부사관 특강도 성실히 들은 결과다. 남자는 물론 여자 학과 선배들이 헬기정비사, 항공정비사로 군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어 멘토링도 틈틈이 받았다. 졸업 뒤 취업 걱정은커녕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구미대학교 헬기정비과 실습 장면.
구미대학교 헬기정비과 실습 장면.

■ 졸업 뒤 ‘전문가’로 활약한다

대학 입학보다는 졸업 뒤가 더 중요한 시대다. 대학 시절은 2~4년으로 끝나지만 졸업 뒤 펼쳐지는 인생이 40년 이상이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을 두 달 앞두고 여전히 진로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고3 수험생과 적성·전공 찾기에 관심이 많은 고1~2 학생들을 위해 입시 설계에 도움이 되는 ‘이색 학과’를 알아봤다.

이경걸 한국승강기대학교 진로취창업지원센터장은 “졸업 뒤 현장 경험을 살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을 비롯해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여학생들이 많다”며 “재학 중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뒤 승강기 설계, 법정 검사 부문, 예방 점검과 고장 수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 대학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한 승강기 특성화 대학입니다. 소수 정예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있지요. 1학년 때 공통과정을 배운 뒤 2학년에 올라오면 바로 기업 맞춤형 반에서 공부합니다. 영어 실력만 갖추면 싱가포르, 유럽 등 외국 현지 취업이 가능하고요.”

■ 로봇으로 대체 불가한 전공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사람 사이의 소통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언어재활, 언어치료 분야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일대일 치료를 핵심으로 하는 언어치료는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지요.”

박진원 대구보건대학교 언어치료과 학과장의 말이다. 로봇·인공지능 분야가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 대 사람으로만 진행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언어치료’라고 강조했다.

대구보건대학교 언어치료과 실습 장면.
대구보건대학교 언어치료과 실습 장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올바른 언어 구사 능력을 갖추도록 발음, 대화 따위의 훈련을 전문적으로 해서 재활을 돕는 전문가가 ‘언어재활사’다. 언어치료과를 졸업하면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에 응시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영유아 언어 문제,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언어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언어재활 등 활동 분야는 넓다. 졸업 뒤 언어치료센터 등을 창업할 수 있어 직장인들도 유턴 입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공간정보 관련 학과도 취업 현장에서 수요가 많다. 공간정보 산업은 지도와 위치 같은 공간 자원을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전자 지도와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 등을 이용하는 산업으로 재난 예방, 토지 관리, 문화재 복원, 항공·국방, 국토·도시 환경 등 활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지리정보과는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공간정보 특성화 전문인력 양성 전공이다. 항공지리정보과에서는 공간정보 프로그래밍을 통해 웹 기반 지도 제작, 지도 서비스 개발 업무 등을 배울 수 있다. 드론 전용 실습실, 수치도화 실습실, 원격탐사 실습실에서 드론 영상 처리 실습, 빅데이터 프로그래밍 실습, 공간 데이터베이스 기초 실습, 측량학 등 다양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측량 및 지형 공간정보 산업기사, 정보처리 산업기사, 지적 산업기사, 공간정보 융합서비스 직무 관련 자격증을 딴 뒤 산학 연계를 통해 취업도 할 수 있다.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지리정보과 실습 장면.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지리정보과 실습 장면.

■ 맞춤형 취업 가능한 계약학과

진로 설계 시 4년제 대학 중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를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계약학과는 말 그대로 대학과 지역의 우수한 기업체 등이 ‘계약’을 맺은 뒤 함께 신입생을 선발하고 교육·관리하는 전공이다. 대학에서 배우는 이론이 기업 실무와 곧바로 이어지고, 더불어 채용까지 함께 이루어지는 사업이다.

현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경일대학교, 국립 목포대학교, 국립 전남대학교, 동의대학교와 가천대학교, 순천향대학교가 교육부 선정 계약학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대학뿐 아니라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해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 신입생을 모집한다.(표 참고)

성균관대학교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을 통해 반도체시스템공학과 52명을 모집하고, 정시 (나)군에서 같은 과 18명을 더 선발한다. 연세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40명을, 정시 (나)군에서 10명을 뽑는다.

2021학년도 수도권 대학 계약학과 현황. 자세한 사항은 각 대학 누리집 참조. 자료: 유웨이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립 목포대학교에 개설된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로는 첨단운송기계시스템학과, 스마트비즈니스학과, 소프트웨어학과, 스마트에너지시스템학과 등이 있다. 이들 학과는 전라남도 주력 산업인 에너지, 조선·해양, 기계, 식품 바이오 등을 다루는 기업 지원을 위한 인력을 양성한다. 졸업 뒤 목포 벤처(문화산업)지원센터, 청계농공단지, 목포대양산단, 대불산단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계약학과는 아니지만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신설학과도 있다. 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인공지능을 융합한 공학, 인문사회, 예술·디자인 인력을 키우기 위해 2021학년도부터 60명 정원의 ‘인공지능응용학과’를 새로 만들었다. 이 대학의 강점인 공학 교육과 산업체 연계 교육에 인공지능을 융합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인공지능응용학과는 쉽게 말해 공공서비스·정책 과정을 배우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응용학과에 입학하는 신입생 대상으로 4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장학제도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사진 각 대학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