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등교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고3들이 대입에서 재수생보다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
연세대학교가 올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3 비교과 활동 가운데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 실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교육당국은 각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고3 학생들이 대입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7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연세대의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학종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활동 기록 가운데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 실적은 1~2학년 때까지만 평가에 반영된다. 출결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결손에 대해서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유불리 등에 대한 수험생의 우려와 입시 공정성 측면 등을 고려해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의 3학년 비교과 활동도 동일하게 평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다른 대학들도 이날 연세대가 발표한 것처럼 ‘학종 비교과 활동 반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3 학생들이 (재수생에 비해) 불이익이 없도록 대학당국,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협의 중에 있고 7월 중에는 확정된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고3 학생들의 걱정과 요청을 잘 알고 있다”며 “대학 입장에서도 고3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서 예년 같은 생활기록부 작성, 수행평가 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변화된 조건이나 환경들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장기간 등교하지 못한 고3 학생들은 재수생에 비해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길 내용이 부실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대입에서 불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다만 대학마다 여건이 달라, 재수생과 고3 학생의 유불리를 해결할 일괄적인 방안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별 대학마다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학교별로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의 교육적 혼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과도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전형운영 방법의 지나친 변경은 오히려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다양한 공정성과 형평성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