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새뜸중학교 1학년들이 지난 8일 교직원 안내에 따라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아침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 135만여명이 등교를 시작했다. 이로써 네 차례에 걸쳐 학년별로 실시된 단계적 등교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수업을 이어오던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학교에 가게 된 것이다.
올해 1학기 개학일은 애초 3월2일이었으나,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정부는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을 연기한 바 있다. 그 뒤 4월부터는 등교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하는 ‘온라인 개학’을 학년별로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5월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뒤로는 등교수업을 단계적으로 실시해왔다. 등교수업 개시 일정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으로 한 차례 뒤로 미뤄진 바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포함시켰지만, 개학 연기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올해 학교가 운영해야 하는 수업일수는 예년보다 최대 한 달 가량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많은 학교들이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에 여름방학에 돌입하고, 2주가량의 짧은 방학을 지낸 뒤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개학을 할 전망이다. 학사 운영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육당국은 중학교에는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학사 운영은 좀 더 빡빡할 전망이다. 1학기에 두 차례의 지필평가를 모두 치러야 할 뿐 아니라, 원격수업 기간 동안 밀린 모의고사 일정 등도 소화해야 한다. 경기 지역 한 고등학교의 학사일정을 보면, 6월11일부터 16일까지 중간고사, 6월18일 모의고사, 7월22일 모의고사, 7월30일부터 8월4일까지 기말고사 등이 잡혀있다. 8월14일에 여름방학을 시작하고, 9월1일에 2학기가 시작된다. 대학 입시 관련 일정 역시 기존보다 2주 가량 연기된 상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이 기존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미뤄졌고,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기준일, 수시·정시 접수 기간 등도 조금씩 미뤄졌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산발적으로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등교수업은 살얼음판 위를 걷듯 불안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학교 밀집도를 낮추는 등 방역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차례 정도만 등교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들이 많다. 지역별로 감염 우려가 커지거나 학교 내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할 경우 등교수업이 중지되고 원격수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교육부 집계를 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전국 2만902곳 학교 가운데 517곳(2.5%)이 예정됐던 등교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수도권에서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의 영향이 가장 큰 가운데, 놀이공원을 방문한 학생 확진자가 나와 서울에서 14곳 학교가 새롭게 등교를 뒤로 미뤘다.
교육부는 학원 등 학교 밖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감염이 학교 안에서 2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등교수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학교 내 감염을 통한 2차 전파 양상은 없었다. 첫 확진 학생·교직원이 발생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전체 검사를 진행하고, 등교수업 일정을 조정하면서 학교를 통한 지역사회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의 일상과 학업, 안전 등 세 가지를 지킬 수 있는 새로운 학교 운영을 지원하겠다”고도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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