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세종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등교 개학을 대비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시설물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해야 한다. 짝꿍은 없어지고, 점심 급식시간에도 대화를 나눠선 안 된다. 72일 만에 다시 열리는 학교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부르지 않도록 거리두기와 분산이라는 방역 지침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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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질 학교 풍경
교육부는 4일 ‘등교수업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런 내용이 담긴 방역 지침도 함께 내놨다. 마스크는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계속 착용해야 한다. 학생 간 거리를 확보하고자 책상 사이는 최대한 넓히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당분간 짝꿍 없이 한줄씩 앉게 되고, 모둠수업도 할 수 없다. 화장실을 갈 때나 급식실을 오갈 때, 물을 마실 때 등을 제외하고는 교실과 교실 사이 이동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학급별로 쉬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급식 풍경도 달라진다. 학년별·학급별로 시차를 둬 배식 시간을 분산하고, 급식실 식당 좌석은 지그재그식으로 배치하거나 임시 칸막이를 설치해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배식을 기다릴 땐 앞사람과 양팔 정도 간격을 벌려 서야 하고, 식사를 할 때 대화를 해선 안 된다. 교육부는 학교 여건에 따라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간편식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일회용 식기 사용도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일부 과목은 등교수업 재개 이후에도 제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체육은 침방울 확산 우려가 있는 수업 대신 접촉 빈도가 낮은 신체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해야 하고, 음악 수업에서도 가창이나 관악기 사용 등은 당분간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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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증상이나 환자가 생길 땐
등교 전 또는 급식 전 발열 검사 등을 통해 의심증상이 발견될 경우, 해당 학생은 보건교사 주관하에 ‘일시적 관찰실’로 옮긴 뒤 의료기관 또는 선별진료소로 보내 진단검사(혹은 진료)를 받게 한다.
만약 학교에서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게 되면 해당 학교의 모든 학생과 교직원은 14일간 자가격리하고 등교수업은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확진자 발생 시 필요한 경우 학교 전체에 14일간 등교 중지 조처가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정한 기존 지침보다 강화됐다. 교육부 담당자는 “성인 확진자의 경우 폐회로 카메라(CCTV), 카드내역 등을 통해 동선을 파악하기 용이하지만 학생은 학교 안에서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14일보다 더 빨리 등교수업이 재개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밖에 교육부는 방역 전문가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등교 전 집에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을 통해 하는 자기건강 조사 항목에 발열감 여부, 호흡기 증상 말고도 메스꺼움, 미각·후각 마비, 설사 등의 증상을 추가했다. 자가격리자의 동거인인 학생과 교직원은 14일간 등교(출근)가 중지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관심이 커진 교실 ‘에어컨 사용 여부’는 전문가와 방역당국의 논의를 거쳐 곧 발표할 새 지침에 담기로 했다. 기존 지침은 ‘창문을 수시 개방해 충분히 환기시키되, 실내 공기 순환 방식의 공기정화장치·설비 사용은 가동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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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 등교에 우려도
방역 전문가들은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좀더 치밀한 방역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등교 개학 이후 학교 집단발병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있다고 본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고학년 또는 중·고등학생보다 거리두기나 위생수칙 준수 등에서 위험도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학부모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상대적으로 일찍 등교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초등학생은 저학년이든 고학년이든 개인위생수칙을 지키기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일주일에 하루이틀만 등교하고 원격수업을 계속 활용해 최대한 등교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오는 12일로 예정됐던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경기도교육청 주관)는 이틀 더 연기돼 14일에 치러진다.
이유진 최원형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