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명 학습방법 분석
어릴 때 학습지나 과외·학원에서 하는 영어 공부가 어른이 됐을 때 실제 영어를 구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종섭 한국외대 언어인지과학과 교수와 황윤희·이시연 서울대 대학영어 초빙교수는 6일 발표한 ‘유소년기의 다양한 영어학습 방법이 고급영어 구사능력 달성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전 교수 등은 서울대 재학생 280명(남자 187명, 여자 93명)이 한 학기 동안 낸 ‘쓰기와 말하기’ 영어능력 표준점수와 영어학습 방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어린 시절 학습지나 과외로 공부한 학생보다는 외국 체류 경험이 있거나 혼자 문법·독해·어휘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학생이 쓰기와 말하기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한국인 교사에게 학원·과외 수업을 받은 경험이 단기적인 성적 향상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영어 숙련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린 시절 일정 기간 외국에 살았거나, 고급 수준의 문법·독해·어휘·듣기 공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학생들은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21살이었기 때문에 5∼15년 전의 학습지 등 프로그램의 효용성을 따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고, “이번 논문은 ‘죽어라 노력한 사람만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학문적으로 확인시켜준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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