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주 동안 무엇을 해야 하나요?” 개학이 미뤄지자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이준형씨는 마음이 급해졌다. 지역 맘 카페에 가입해 정보도 얻어 봤지만 혼란은 더해졌다. “다 하자니 너무 많고, 안 하자니 불안하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초등학생들의 학습 습관을 기르는 데 주력하라고 조언한다. 교과목은 개학 후 학교에서 교육 과정에 따라 차질 없이 배울 수 있으므로 앞으로 2주를 선행학습보다는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거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쓰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윤성은 서울 경동초 교사는 “이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며 공부 습관을 확립하는 기회로 삼으라”고 말했다.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케리스) 교육서비스본부 본부장 역시 “저학년은 손도장 찍기나 노래 따라 율동하기 등과 같은 활동 위주로 학습하고, 고학년은 스스로 개념을 정리하며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여러 교육기관에서 가정에서 학습하는 데 도움을 줄 교육 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 산하 케리스가 운영하는 이(e)학습터, 학교온, 디지털교과서 등이 대표적이다. 주 교과 외의 상식·교양을 채울 수 있는 사이트도 많으니 잘 골라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년·교과주제별 학습 가능, 이(e)학습터

이학습터(cls.edunet.net)는 가정에서 자율학습이 가능하도록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교육과정과 관련된 교과 주제별 학습 자료를 제공한다. 4학년 1학기 국어 ‘느낌을 살려 말해요’, 3학년 1학기 과학 ‘동물의 한살이’, 5학년 1학기 영어 ‘My Favorite Season Is Spring’ 등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학습 동영상 및 평가문항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다.

초등생의 집중 시간과 가정학습 특성을 고려해 학습 동영상은 개념 설명 중심으로 5분 이내로 짧게 제공한다. 김진숙 본부장은 “동영상을 한번 보고 그냥 끝내지 말고, 필기를 하며 개념을 정리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모르는 내용을 찾아보면서 스스로 이해하고 곱씹어야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평가 문항을 풀어 마무리하는 것이 이상적인 활용법”이라고 조언했다.

담임교사가 이학습터에 온라인 학급을 개설하면 교사와 학생 간 과제, 학습자료 공유, 질의응답, 토론 등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한 학기 미리 보기, 디지털교과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사회, 과학, 영어 교과에 대해 서책 교과서와 동일한 내용의 멀티미디어 자료, 평가문항 등이 추가된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교과서(webdt.edunet.net) 목차를 여러번 훑어보며 앞으로 배울 내용을 미리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의 아이디어 광장, 학교온

학교온(onschool.edunet.net)은 본래 다양한 학습활동 및 생활지도 자료를 공유하는 교사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학부모들도 이용할 수 있다. 발가락을 통해 내 몸과 친해지는 법 배우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문을 보고 느낀 점 작성하기, 알파벳 연상 그림 그리기 등 학부모가 가정에서 교과서 외 교육 자료로 참고할 만한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부족한 기초학력 채우자! 꾸꾸(KU-CU)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운영하는 기초 학력 향상 지원사이트 꾸꾸(www.basics.re.kr)는 다양한 진단 도구, 보정학습자료, 관리 및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평소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데 유용하다. 누리집에서 초등교육→교과학습 메뉴를 클릭하면 모음과 자음, 맞춤법을 익힐 수 있는 ‘찬찬이와 배워보는 재미있는 한글 공부’, 기초 덧셈부터 곱셈, 그래프, 도형까지 수학의 기초를 단계별로 공부할 수 있는 ‘차근차근 배우는 수학공부’ 등 다양한 플래시 형태의 재미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초보탐정 다니엘의 10가지 모험(진로, 직업)’ 등 비교과 주제별 자료도 제공한다.

■생활 패턴 찾기, 교육방송 라이브 특강

교육방송(EBS) 2주 라이브 특강(primary.ebs.co.kr)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초등 3~6학년별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4과목을 30분씩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2주간의 방송 분량에 해당되는 강의 자료는 이비에스 초중고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초등학교 1, 2학년은 이비에스 플러스2 채널을 통해 ‘학교생활 적응’ 및 ‘교과 기초 내용’ 등을 시청하면 된다.

■안전·문화·예술·과학…교과서 밖 자료도 풍성

국민안전방송(www.safetv.go.kr), 국민안전교육(kasem.safekorea.go.kr)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행동요령, 번개맨과 함께하는 전기안전 번개체조 등 필수 안전 교육 애니메이션, 웹툰 등을 볼 수 있다.

케미스토리(www.chemistory.go.kr)는 어린이 환경과 건강 포털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오엑스(OX) 퀴즈, 낱말 퀴즈 등을 통해 생활 속 유해물질에 관한 정보와 예방법 등의 강의를 하고 있다.

또 온라인 과학문화 콘텐츠 종합안내 페이지인 사이언스올(www.scienceall.com)에서는 과학·수학·소프트웨어(SW) 교육자료, 과학웹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과학전문기사와 과학 크리에이터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엔트리(playentry.org)는 블록 코딩 방식으로 만든 소프트웨어 교육 체험 사이트다. 학년·주제별로 교육과정, 학습지, 교사용 해설서 3종 세트를 제공하는데, ‘엔트리봇’을 주인공으로 삼아 재미있는 코딩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이(e)러닝 방식으로 우리나라 문화 유산과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사이트로 어린이·청소년 문화재청(kids.cha.go.kr)이 있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