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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영재학교 입시 수학

등록 2019-10-21 05:00

신경민 더민주 의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분석
8곳 영재학교 입시문제의 55%가 중학과정 밖 출제
“선행학습·사교육 조장하는 고교 서열화 정점”
고교 서열화의 정점으로 꼽히는 ‘영재학교’ 입시에서 절반 이상의 문제가 중학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이 전국 영재학교 8곳의 2019학년도 입학시험 수학 문항 239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문항의 55.2%(132문항)가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항이었다. 영재학교 입학 전형은 1단계 서류 전형, 2단계 지필고사, 3단계 합숙평가 등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영재성 및 사고력 검사’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란 이름으로 치러지는 2단계 지필고사를 살펴보니, 대학 수학과 전공 과정의 정수론, 조합론, 기하학과 이산수학, 대수학 등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는 문제가 절반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출제 문항의 79.3%를 이런 문제들로 채운 학교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문항들이 평범하게 중학교 생활을 하는 영재보다 선행학습과 특별한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국 영재학교 8곳 입학생의 70%가 선행학습·사교육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다. 더구나 영재학교는 영재교육 진흥법에 근거한 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학교들과 달리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사교육걱정은 “영재학교는 장기적으로 과학 영재성을 갖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과학고처럼 영재학교가 있는 지역의 광역 단위 선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고처럼 스스로의 목표 설정과 성취를 평가하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입시에 도입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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