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인문·철학 추천 도서
‘인문’(人文)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인류의 문화’ ‘인물과 문물을 아울러 이르는 말’ ‘인륜의 질서’라고 돼 있다. 사람을 이해하고, 학교나 사회 속에서 맺은 관계를 살필 줄 알고, 뉴스를 보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는 것이야말로 인문학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청소년들이 인문학과 철학을 조금 더 쉽게 접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읽어보는 것이다. 소설로 읽는 철학책인 <소피의 세계>(현암사)뿐만 아니라 책을 본 뒤 활동해볼 수 있는 워크북이 들어 있는 시리즈도 많다. 어린이·청소년 시기에 읽어보면 좋을 인문·철학 도서를 추천한다.
<내일을 위한 책 세트>(풀빛)
2016년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대상을 받은 시리즈다. <내일을 위한 책 세트>(워크북 포함) 저자 중 한 명인 최은경씨는 현직 초등 교사다. 경기도교육청 인정 교과서인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을 만들었고, 초등 국어 교과서 집필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 책은 1권부터 4권까지 나뉘어 있는데, ‘독재란 이런 거예요’ ‘사회 계급이 뭐예요?’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와 워크북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한 뒤 그 시기에 독재, 사회 계급, 민주주의, 성평등이라는 사회·정치적으로 중요한 주제를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출판됐다. 쉽지만 명확하게 민주주의와 인문학의 가치를 전달하고, 미래 세대가 만들어가야 할 내일의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도록 이끌기 위해 이 시리즈를 기획·집필했다고 한다.
<나의 첫 젠더 수업>(창비)
인문학의 기본은 사람 대 사람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어린이집 시절부터 ‘여자’ ‘남자’로 나뉘어 알게 모르게 서로에 대한 편견을 쌓아왔을 어린이·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나의 첫 젠더 수업>은 공부, 직업, 사랑, 다이어트, 모성 신화를 비롯해 최근의 여성 혐오 이슈까지 사회 구성원인 여자와 남자를 둘러싼 오래된 오해와 궁금증에 쉽고 명쾌하게 답하는 책이다. 2012년에 수학·과학 분야의 남녀 차이를 정식으로 부정했다는 뉴스, 가전제품 발전으로 가사노동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 ‘낭만적 사랑’이라는 개념은 18세기에야 시작됐다는 역사적 사실 등 고전적인 이론은 물론 최신 청소년 연구와 통계까지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기존의 상식을 뒤집고 바로잡는다.
<철학하는 어린이 시리즈>(상수리)
<철학하는 어린이 시리즈>의 저자 오스카르 브르니피에는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대학에서 철학 공부를 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노르웨이,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시리아, 알제리 등 대륙을 오가며 어린이들에게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행복이 뭐예요?’ ‘함께 사는 게 뭐예요?’ ‘감정이란 무엇일까요?’ ‘나는 누구일까요?’ 등 부모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어렵고 추상적인 아이들의 질문을 어린이의 일상으로 끌어들여 생활 속에서 철학을 설명해준다.
김지윤 기자
<내일을 위한 책 세트>(풀빛)
<나의 첫 젠더 수업>(창비)
<철학하는 어린이 시리즈>(상수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