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 외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졸업생 게열별 진학 현황. 출처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과학 분야 영재를 키우기 위한 영재학교 졸업생 가운데 8% 가량이 설립 취지와 무관하게 의대에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학 인재를 키운다는 외국어고에서도 졸업생의 30~40%만이 어문계열에 진학했다.
2일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정리한 자료를 보면, 2016~2019년 4년 동안 영재학교 졸업생 가운데 평균 8.2%가 의학계로 진학했다. 영재학교는 과학 분야 우수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로, 국가 차원의 투자를 받으며 선행학습 규제에서 자유로운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현재 과학고등학교 6곳과 과학예술영재학교 2곳이 있다. 특히 서울과학고는 최근 4년 사이 의학계에 진학한 졸업생 비율이 22.8%로 가장 높았다. 이 의원은 “명문고에 대한 수요가 영재학교로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어 인재를 기른다는 특수목적으로 지정된 외고에서는 정작 어문계열 진학자가 30~40%에 불과했다. 이날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전국 31곳 외고 졸업생의 어문계열 진학자 비율은 2016년 31.9%, 2017년 35.4%, 2018년 40.1%, 2019년 40% 등이었다. 인문사회계 진학자 비율이 40~50%로 가장 높았고, 소수지만 이공계·의학계 진학자도 있었다. 국제 전문 인력을 키운다는 국제고에서도 어문계열 진학자 비율은 20% 미만이었다. 김 의원은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며 사교육 과열, 고교 서열화, 일반고 황폐화 등을 부추기고 있다. 5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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