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정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지난 8월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송정중학교 폐지 반대 및 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택지개발지구인 마곡단지 내 중학교를 신설하기 위한 조건으로 3개 학교의 통폐합을 추진해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전국에서 1만2000여명이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폐교 위기에 놓인 강서구 송정중학교를 ‘폐교하지 말아달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할청인 서울시교육청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정중 지키기 모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송정중 통폐합 행정예고에 대한 반대 의견에 전국적으로 1만2888명(이날 오후 2시 기준)이 참여했다”며, “송정중 폐교 조치를 지금 즉시 철회하라”고 서울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마곡동 택지개발지구에 중학교를 신설하기 위한 조건으로 송정중의 폐교를 추진해왔고, 지난달 26일 이를 위한 행정예고를 단행한 바 있다. 공대위는 16일까지인 행정예고 기간 동안 반대 의견을 모아왔는데, 1만2000여명이 반대 의견에 참여하는 등 제법 큰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공대위 쪽은 “교육청으로 직접 보낸 반대 의견들도 있어서, 전체 반대 의견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봤다.
공대위는 “제주, 청주, 전주, 창원, 부산, 광주, 담양, 평택, 수원, 인천, 강릉, 원주, 부여에서 반대 의견서를 보내왔고, 아시아나항공, 족구모임, 조기축구회, 배드민턴 클럽, 걷기모임, 교회, 성당, 정토회 등 다양한 시민, 종교인들이 반대의견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송정중이 위치한 서울 강서구·양천구 관내에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송정중 폐교 반대’ 의견이 모인 것이다. 송정중 학부모인 노수진씨는 “송정중과 똑같은 이유로 폐교 위기에 놓여있는 경기 김포의 학생들이 반대 의견을 보내오기도 했다. 작은 학교라는 이유로 무작정 폐교시키는 불합리한 정책과 행정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눈길이 쏠린다. 서울시교육청은 반대 여론에도 행정예고를 단행하며 “반대 의견 등까지도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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