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교실
로빙화를 읽고
박진솔/울산 일산중학교 2학년 국어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나에게 정말 많은 교훈을 안겨 주었다. 진정한 예술의 의미에 대한 내 의견에 반전을 안겨 주었고, 아명이라는 꼬마 천재 화가의 안타까운 죽음은 나를 눈물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왜 ‘로빙화’인지 알 수 있었다. 로빙화는 봄에 피는 노란 꽃으로 시들면 비료가 돼서 다른 식물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로빙화는 죽으면서 무언가를 남기고 가는데 아명이는 과연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갔을까라는 대답 없는 의문을 남기며 이 책은 끝이 난다. 천재 소년이 세상에 남기고 간 것은 정말 무엇일까. 이야기는 시골의 작은 학교에 임시 교사로 부임해 온 곽운천 선생님과 그 학교 학생인 가난한 농부의 자식인 아명과 차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곽 선생님은 매년 현에서 열리는 미술대회에 참가할 학년 대표를 선발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아명은 지홍과 함께 반 대표로 뽑히게 된다. 지홍의 그림은 정말 사실적이고 비슷하며 누가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완벽한 그림인 것에 반해 아명의 그림은 아명과 곽 선생님만이 알 수 있는 그런 그림이었다. 곽 선생님만이 아명의 그림을 천재의 작품이라고 인정해 주었다. 곽 선생님은 방과 후 매 시간마다 아명의 그림을 칭찬해 주었다. 아명과 차매는 아명이 미술대회에 학년 대표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지홍이가 대표로 출전하게 되었다. 혼자서 대표를 선발하라고 했던 교장선생님이 선생님들과 의논하여 결정하자고 하였고, 서 선생과 이 선생의 반대하여 지홍이 실물과 가장 비슷하다는 이유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아명은 큰 실망감에 빠졌다. 충격을 받은 아명이를 위로해 주기 위해 곽 선생은 아명이가 그린 그림을 세계미술대전에 출품했다. 어느 날, 없어진 야옹이를 찾느라고 비에 흠뻑 젖은 아명이는 급성폐렴으로 죽게 되고, 그 때 서 선생이 아명이가 세계미술대전에서 특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마지막에 특상을 받았다는 소식과 그 후 천국으로 떠난 아명이의 모습이 교차될 때 눈물이 왈칵 나왔다. 그리고 아명이의 장례식에서 차매가 곽 선생에게 외친 한 마디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살아 있을 때는 다들 모른 체하더니 죽으니까 찾아와서 천재니 뭐니 떠들고….’ 나는 차매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그게 무슨 그림이냐며 아명이의 가치관을 무시하고 아명이의 꿈을 짓밟아 놓고 죽고 나서 천재라고 떠들어대는 건 정말 무책임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의 나약한 모습을 보며 요즘 세상에 권력을 쥔 자와 세상에서 소외받은 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교장이란 직위에 있으면서 소신껏 자기 주장을 펴지 못하고 늘 명령에 복종하는 그런 모습에서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읽을 수 있었다. 표지 뒷면의 편집자의 말대로 이 책은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많은 교훈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인 것 같다. 나도 나대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평> 간결하게 내용 정리하고 세상 읽는 노력 돋보여 책을 읽고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글의 내용을 온전히 파악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내용을 정리할 수 있을 때라야 한 권의 책은 나의 생각을 키우는 거름이 된다. 글 읽기가 세상 읽기로 이어지고, 글쓰기를 통해 생각 키우기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고용우/울산제일고 교사, 울산국어교사모임 회장 koyongu@chol.com
박진솔/울산 일산중학교 2학년 국어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나에게 정말 많은 교훈을 안겨 주었다. 진정한 예술의 의미에 대한 내 의견에 반전을 안겨 주었고, 아명이라는 꼬마 천재 화가의 안타까운 죽음은 나를 눈물짓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왜 ‘로빙화’인지 알 수 있었다. 로빙화는 봄에 피는 노란 꽃으로 시들면 비료가 돼서 다른 식물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로빙화는 죽으면서 무언가를 남기고 가는데 아명이는 과연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갔을까라는 대답 없는 의문을 남기며 이 책은 끝이 난다. 천재 소년이 세상에 남기고 간 것은 정말 무엇일까. 이야기는 시골의 작은 학교에 임시 교사로 부임해 온 곽운천 선생님과 그 학교 학생인 가난한 농부의 자식인 아명과 차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곽 선생님은 매년 현에서 열리는 미술대회에 참가할 학년 대표를 선발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아명은 지홍과 함께 반 대표로 뽑히게 된다. 지홍의 그림은 정말 사실적이고 비슷하며 누가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완벽한 그림인 것에 반해 아명의 그림은 아명과 곽 선생님만이 알 수 있는 그런 그림이었다. 곽 선생님만이 아명의 그림을 천재의 작품이라고 인정해 주었다. 곽 선생님은 방과 후 매 시간마다 아명의 그림을 칭찬해 주었다. 아명과 차매는 아명이 미술대회에 학년 대표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지홍이가 대표로 출전하게 되었다. 혼자서 대표를 선발하라고 했던 교장선생님이 선생님들과 의논하여 결정하자고 하였고, 서 선생과 이 선생의 반대하여 지홍이 실물과 가장 비슷하다는 이유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아명은 큰 실망감에 빠졌다. 충격을 받은 아명이를 위로해 주기 위해 곽 선생은 아명이가 그린 그림을 세계미술대전에 출품했다. 어느 날, 없어진 야옹이를 찾느라고 비에 흠뻑 젖은 아명이는 급성폐렴으로 죽게 되고, 그 때 서 선생이 아명이가 세계미술대전에서 특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마지막에 특상을 받았다는 소식과 그 후 천국으로 떠난 아명이의 모습이 교차될 때 눈물이 왈칵 나왔다. 그리고 아명이의 장례식에서 차매가 곽 선생에게 외친 한 마디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살아 있을 때는 다들 모른 체하더니 죽으니까 찾아와서 천재니 뭐니 떠들고….’ 나는 차매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그게 무슨 그림이냐며 아명이의 가치관을 무시하고 아명이의 꿈을 짓밟아 놓고 죽고 나서 천재라고 떠들어대는 건 정말 무책임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의 나약한 모습을 보며 요즘 세상에 권력을 쥔 자와 세상에서 소외받은 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교장이란 직위에 있으면서 소신껏 자기 주장을 펴지 못하고 늘 명령에 복종하는 그런 모습에서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읽을 수 있었다. 표지 뒷면의 편집자의 말대로 이 책은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많은 교훈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인 것 같다. 나도 나대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평> 간결하게 내용 정리하고 세상 읽는 노력 돋보여 책을 읽고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글의 내용을 온전히 파악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내용을 정리할 수 있을 때라야 한 권의 책은 나의 생각을 키우는 거름이 된다. 글 읽기가 세상 읽기로 이어지고, 글쓰기를 통해 생각 키우기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고용우/울산제일고 교사, 울산국어교사모임 회장 koyongu@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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