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월14일 경기 안성 가온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겨레신문을 펼친 뒤 지면을 읽으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우연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당시 사회적, 정치적 이슈가 이야깃거리가 된 경험 모두 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간혹 놀랄 때가 있습니다.
먼저 한가지 사안에 대해서 이렇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구나 싶어 놀라고, 그다음으로는 서로가 자신의 해석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놀랍니다. 내가 ‘팩트’라고 생각했던 정보를 누군가는 ‘가짜뉴스’라 믿고 있는 상황을 점점 자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 사회, 그리고 국제 사회는 ‘가짜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편에서는 이런 문제 제기도 되었어요. 사람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었다고 해서 과연 ‘가짜뉴스’를 소비하지 않을 것인가? ‘가짜뉴스’를 소비하고 퍼뜨리는 것은 이성적 판단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개인의 감정과 성향이 영향을 준 현상이 아닌가라고요.
저는 ‘가짜뉴스’의 소비와 공유에 감정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아도 ‘가짜뉴스’의 소비와 확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접근으로 뉴스를 분석해보는 경험을 하고 나면, 모든 정보에 접할 때 한 번씩은 다시 생각하게 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간을 내서 뉴스를 자세히 뜯어보는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실제로 종종 사용하는 뉴스 보기 방법을 소개해볼게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이 있을 때는 여러 언론사에서 이를 뉴스로 내보내게 되지요. 이때 두 개 이상의 언론사를 정하여, 같은 사안을 어떻게 같게 혹은 다르게 보도했는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내가 이 뉴스 보도를 통해 무엇을 알게 되었고 어떤 느낌이 들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이렇게 하게 된 이유를 하나하나 되짚어 따져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본 뉴스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떤 정보를 중요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뉴스에서 인터뷰 대상이 된 전문가가 있다면 그 전문가는 누구이고 어떤 전문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가, 이 뉴스에서는 누구의 목소리가 전면에 드러나 있고 누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뉴스를 보도할 때 영상편집은 어떤 방식으로 되어 있는가(영상이 주는 정보와 느낌은 무엇인가), 음향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가, 해당 뉴스 보도의 앞뒤로 어떤 내용의 뉴스가 보도되었는가, 다시 말해 어떠한 맥락 안에서 이 사안을 제시하고 있는가, 만약 외신을 인용하여 추가적 정보를 전달하였다면 해당 외신의 실제 보도 내용은 무엇이었나 등을 꼼꼼히 들여다봅니다. 그 이후에는 동일 사안을 보도한 다른 언론사의 뉴스를 찾아서 같은 기준으로 뉴스를 보고 앞선 뉴스와 비교해보는 것이지요.
‘뉴스 꼼꼼히 읽기’는 우리가 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가지게 되는지, 왜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팩트’라 믿고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가짜뉴스’에 속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 번쯤 시간을 내서 온 가족이 함께, 혹은 학생들과 함께 뉴스를 꼼꼼히 읽어보고 서로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 지은이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