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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소서를 잘 쓰게 하소서

등록 2019-07-02 19:42수정 2019-07-02 19:46

내신 끝, 자소서 작성 시작!

‘6말7초’ 끝나면 수시 접수 코앞
학종 전형 쉽게 통과하려면
고교 3년 학생부 스토리텔링 뒤
자기소개서 작성해봐야

수집?구상?개요?쓰기?수정 5단계 거치며
학업, 교내 활동 담백하게 기술해야
지난해 7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박람회에서는 대학별 자기소개서 작성 포인트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해 7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박람회에서는 대학별 자기소개서 작성 포인트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말로 하기도 어려운 게 자기소개인데 어떻게 글로 길게 풀어내야 할지 걱정돼요.”

고3 기말고사를 마치고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이런 막막함을 안고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자기소개서 첨삭을 의뢰하기도 한다.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의 하얀 빈칸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는 학생들. 4년제 대학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을 수시모집에서 뽑고, 각자에게 주어진 6개의 수시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원하는 대학에 갈 가능성이 커진다.

오는 9월6일부터 10일까지 2020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진행된다. ‘6말 7초’라 불리는 고3 마지막 내신 시험인 기말고사가 끝나간다. 이때 남들보다 빠르게 다음 스텝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입시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끝나기 전까지 자기소개서를 완성해볼 것”을 권한다. 자소서가 입시에서 ‘막판 뒤집기’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이야기다.

■ 올해 수시 어떻게 달라지나

본격적인 자소서 작성법을 알기 전 올해 수시 특징을 먼저 파악해두자. 일단 전형방법이 변화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평가 방법의 변화라기보다, 전형 요소의 반영 비율을 명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는 서류와 면접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면 올해부터는 서류 70%에 면접 30% 비중을 두고 평가한다.

중앙대는 올해부터 학생부종합전형에 적용했던 면접고사를 모두 폐지하고 서류 100%로 선발한다. 다빈치 전형에서는 중앙대 평가 모형(인성, 발전 가능성, 통합역량, 탐구역량, 학업역량)의 균형을 이룬 학생을 선발하고, 탐구형은 전공분야의 탐구역량에 좀 더 방점을 찍은 학생을 뽑게 된다.

올해 수시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들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했다는 게 공통점이다. 연세대 학생부종합 활동 우수 전형과 논술전형, 서강대 학생부종합 학업형전형, 중앙대는 올해부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

■ 대학별 자소서 문항의 특징은

자소서는 공통문항 세 개와 자율문항 한 개로 이뤄져 있다. 공통문항은 한마디로 모든 대학이 활용하는 질문이다. 공통문항 1번에서는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묻는다. 2번은 의미 있는 활동에서 배우고 느낀 점, 3번은 인성과 관련된 경험에 관한 질문을 한다.

자율문항은 각 대학이 내용을 자유롭게 구성하고 질문할 수 있다.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나 지향마다 질문이 달라 대학별 특색 문항으로 불린다. 이때 수험생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자소서 양식을 먼저 확인해봐야 한다. 전년도와 달라진 특색 문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소서인 만큼 대학 지원 동기에 대한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다.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등은 표현만 조금 다를 뿐 ‘우리 대학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꼼꼼하게 묻는다.

대학별 자율문항으로 입학 뒤 학업 계획 및 향후 진로에 관해 묻는 학교도 있다. 광운대, 동국대, 명지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숭실대 등이 그렇다. 특히 서울시립대는 학부 및 학과의 인재상을 충분히 살펴보라고 명시해둔 만큼, 자소서 작성 전 대학에서 발표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톺아볼 필요가 있다.

지원 동기나 진로를 묻지 않는 학교도 있다. 서울대는 자소서 자율항목으로 ‘고등학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고 한다. 1500자 분량으로 작성해 이 가운데 이 책을 왜 선택했는지 500자 이내로 쓰라고 되어 있다.

■ 자소서 제대로 쓰는 법

입학사정관들 사이에서는 ‘자소서 먼저 보고 학생부 본다’고 할 정도로 자소서는 주요 입시 자료다. 활동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지 말고 구체적인 경험을 쓰는 게 중요하다. 학교 쪽에서 보는 것은 활동량보다는 교내 활동 과정에서 드러나는 학생 개인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왜 그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그 과정에서 난처한 상황은 없었는지, 그 활동 결과가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등을 한 문장씩 적어보면, 학생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나의 또다른 면모가 드러날 수 있다.

자소서는 크게 학업, 활동, 인성, 진로의 문항으로 나뉜다.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학업), 고교 재학 중 의미를 둔 교내 활동(활동), 학교생활 중 배려와 협력 등 실천 사례와 느낌(인성), 지원 동기와 졸업 뒤 진로 계획(진로) 등을 알맞게 써내야 한다. 수상경력, 자율동아리 등 학생부 관련 활동을 체크한 뒤 학업역량, 인성 등 각 평가 요소에 맞게 추려내는 게 핵심이다.

자소서 쓰는 게 어렵다면 5단계 작성법을 따라 해보자. 수집-구상-개요-쓰기-수정 등 5단계를 차근차근 거치며, 자신의 고교 생활 글감을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정리해보면 자소서에 어떤 내용을 쓰는 게 좋을지 눈에 잘 들어온다. 1단계 수집에서는 고교 시절 3년 동안 해온 활동들을 하나하나 적어본다. 의외로 고1 때 활동이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

구상 단계에서는 내 진로 목표와 실제 활동 사례 연결하기가 핵심이다. 학종에서는 전공 적합성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자신이 진행한 과제 연구와 발표, 독서 목록 등을 희망 대학 전공 인재상에 맞게 녹여내는 단계다.

예를 들어 사범대학 지망 학생은 자율동아리 등 프로젝트 활동에서 교육학원론 읽기 세미나 진행, 인성 면에서는 동네 도서관 아동 독서활동 지도 등 사범대 지원자로서 해온 활동과 문제 해결 경험을 담아내는 걸 추천한다.

개요와 쓰기에서는 자소서 문항별 문단 구성,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한 에피소드 등이 들어가면 된다. 마지막 수정 단계에서는 학생부와 자소서를 꼼꼼하게 비교·대조해 읽어보자. 무엇보다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탈고하는 게 중요하다.

자소서는 7월 기말고사를 치른 뒤 최대 15일 안에 집중적으로 완성할 필요가 있다. 자꾸 고치거나 내용에 살을 더하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자소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과 가장 비슷하게 출제된다는 9월 모평을 앞두고 자소서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모평 대비 학습량 부족이 11월14일로 예정된 수능 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20학년도 수시모집 일정 등 대학입학 전형에 관한 정보는 ‘대입정보 포털 어디가’(adiga.kr) 누리집을 방문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도움말: 김진훈 숭의여자고등학교 진로교육부장교사(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지난해 7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박람회에서는 대학별 자기소개서 작성 포인트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해 7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박람회에서는 대학별 자기소개서 작성 포인트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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