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샘의 ‘미디어가 왜요?’】
지난 6월18일치 칼럼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지도 앱 같은 테크놀로지에 인공지능의 요소가 어떻게 들어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사회적 이슈들을 논의해보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교육 사례를 조사하던 중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해 이해하는 교육뿐 아니라 ‘제작’ 교육의 특성을 지니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이를테면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코그니메이츠(Cognimates)는 어린이들이 스크래치라는 코딩 언어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인공지능 로봇을 훈련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인공지능 스피커나 인공지능 장난감 등 스마트 기기가 어린이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하며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지요. 이 교육은 아이들이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동 과정에서 자신을 인공지능의 일방적 소비자가 아닌 인공지능의 제작자로서 이해하는 성찰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코그니메이츠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는 항상 읽기와 동시에 쓰기(만들기)가 강조됩니다. 주어진 콘텐츠나 미디어 환경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직접 만들어보는 능력과 경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는 전문적인 수준의 제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손쉽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디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거나 다양한 사진, 영상, 텍스트, 음악 등을 간단히 편집하여 나만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죠. 실제 교육 현장에서 유시시(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만들기나 뉴스 제작하기 같은 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뚝딱뚝딱 영상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실 것입니다.
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강조하는 제작 교육은 유시시 만들기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목표와 방향성을 지닙니다. 단순히 미디어 콘텐츠 등을 멋있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미디어는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왜, 누구에게 전달하고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대표적 교육 방법인 시뮬레이션이 의도하는 바도 이와 같습니다. 영상을 비롯하여 인공지능 로봇까지 어떤 미디어를 만드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선택의 경험들, 내가 만든 미디어가 공유되고 퍼질 수 있는 여지에 대해 제작자의 입장에서 단계별로 성찰하게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일상에서 소비하는 여러 미디어에 대해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얻게 되는 것, 이것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생각하는 제작 교육의 모습입니다.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 지은이
2017년 9월2일 진건고등학교 학생들이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할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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