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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실에 삶의 이야기가 들어오는 것, 그게 혁신입니다”

등록 2019-05-06 20:08수정 2019-05-07 09:49

인터뷰 ㅣ 경기 호평중 황윤신 교사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흔히 민주시민 교육이라고 하면 ‘그걸 꼭 배워야만 알 수 있나?’라는 반응이지요. 그만큼 ‘민주’라는 개념이 우리 사회 속에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교직생활 20년을 바라보는 경기 호평중학교 민주시민 교육 담당 황윤신 교사는 혁신학교에서의 민주시민 교육을 ‘삶의 이야기가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인권, 노동, 평등, 다양성, 평화, 연대, 환경, 미디어, 선거, 참여 등 사회나 도덕 교과서에 몇번이고 언급되는 개념이지만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에서는 이런 추상적인 말들이 아이들의 입과 귀, 마음으로 표현된다.

황 교사는 “이를테면 ‘다음 보기 중 평등하지 않은 상황을 고르시오’라는 문제가 객관식으로 나왔다고 하자.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3번을 고르거나 5번을 찍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데 민주시민 교과 시간에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었던 불평등 사례, 다른 사람들이 차별을 당한 사례 등을 토론 시간에 직접 꺼내어 놓는다”고 전했다.

생활과 연결된 민주시민 수업으로는 환경 단원이 있다. 아이들이 ‘노 플라스틱’ 개념을 접한 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아보는 등 과정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으로 자연히 이어졌다. 역시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반영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편의점 일회용 젓가락을 덜 쓰기 위해 개인용 수저를 갖고 다닌다거나 친환경 억새 젓가락을 축제 때 판매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지금 공부 안 하면 공장에서 미싱 돌린다’라는 급훈이 어떤 지점에서 잘못된 것인지 합리적인 비판을 해보기도 한다.

황 교사는 “혁신학교 10년 차인 호평중은 학교 구성원들 모두 ‘배움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수업 공개는 물론, 전문적 학습 공동체(전학공)를 운영하며 교과별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수업 관련 피드백을 교사끼리 주고받으며 민주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민주시민 교육을 더욱 깊이 있게 하기 위해 황 교사는 참여연대나 성공회대 평화학 수업, 교원 대상 민주시민 연수 등에 꼭 참여한다. 최근 호평중이 ‘민주시민 교육 실천학교’로 지정·운영되며 교실 안 민주주의뿐 아니라 학교 쉼터, 공용 공간에 대한 관점을 공부하는 교사 모임도 생겼다. 민주시민 교과서로 내실 있는 수업을 한 뒤 교육 공간의 민주성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학교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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