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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 떠나 길찾기, 자전거 두바퀴에 실린 꿈

등록 2005-12-18 17:22수정 2005-12-19 14:01

학교 떠나 길찾기, 자전거 두바퀴에 실린 꿈
학교 떠나 길찾기, 자전거 두바퀴에 실린 꿈
1318리포트
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 청소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초ㆍ중ㆍ고등학생을 합쳐 하루 151명꼴로 자퇴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탈학교 청소년’이라 부른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탈학교 청소년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대안학교가 있긴 하지만 탈학교 청소년들을 모두 받아들이기엔 정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청소년 센터, 도시형 대안학교 등도 아직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초 제천 간디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한 홈스쿨러 프로그램 ‘학교너머’가 관심을 끌고 있다. 홈스쿨러란 대안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탈학교 청소년들 중 대안교육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이 곳을 통해 전국 각지의 홈스쿨러들이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어 간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은 모여 갖가지 행사를 꾸려나가는 것이다. 예컨대 ‘시골 쥐 서울 나들이’ ‘일상 탈출’ ‘충주호 카약킹’ ‘자전거 여행’ 등의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그 가운데 지난달 학교너머에서 준비한 ‘두 바퀴로 제주도 한바퀴’ 행사는 홈스쿨러들에게 새로운 만남과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11월2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약 30여명의 홈스쿨러들이 참가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거나, 귀농한 부모님을 돕거나, 요리사 공부를 하고 있거나, 흙집 짓기를 배우거나, 사진을 찍으면 곳곳을 돌아다니는 등 홈스쿨러들의 면면은 말 그대로 백인백색이었다. 홈스쿨 기간도 짧게는 3주 정도 된 아이에서부터 6년까지 다양했다.

흙집짓기를 배우고 있는 양원중(16)군은 “여기에 온 뒤 왠지 나 자신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제주도 곳곳에 널린 현무암들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여기가 진짜 우리나라일까 싶을 정도로 너무 예뻤다. 나중에 나이 들어서서는 꼭 제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주에 대한 ‘찐한’ 인상을 드러냈다.

청소년들과 함께 자건저 여행을 마친 제천간디학교 김병삼 교사는 “행사의 교육적 의미에 대한 주변의 걱정이 많았는데, 별 탈 없이 마무리 하게 되어 기쁘다”며 “어렵고 힘든 상황을 참아내며 삶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 좋은 시간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탈학교 청소년도 엄연한 이 사회의 구성원이다. 다만 학교라는 정해진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통해서 사회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고자 한다. 또 다른 ‘학교너머’가 앞으로도 계속 나와야 하는 당위는 여기에서 나온다. ‘학교너머’가 그 계기가 되기를 많은 탈학교청소년들이 기대하고 있다.

박솔잎/1318리포터, 탈학교 청소년 amipe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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