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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파랑vs분홍으로 나누기?…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등록 2019-03-05 09:11수정 2019-03-05 19:30

분홍색 좋아하는 남학생이 놀림 받지 않고, 축구화 신은 여학생이 ‘이상하지’ 않은 그런 반이 성평등한 교실이다. 성평등 교육은 서로를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 알려주는 민주시민 교육이다.

성평등한 반을 만들기 위해 ‘성 고정관념 깨기’ 등 여러 수업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교사의 말 한마디다. 예를 들어 “교과서 옮겨야 하니까 남자애들 나오자” “(공책 주인을 찾을 때) 글씨 보니까 딱 여자애가 쓴 거네” “여자애가 왜 이리 드세니?” 등이 있다. 남학생에겐 “씩씩하다”고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여학생은 “드세다”는 말을 듣는다. 가정에서 부모 등 주양육자가 하는 말에도 아이들은 영향을 받는다. “남자애가 왜 이렇게 약하니?” “여자는 살찌면 안 되니까 조금만 먹어” 등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에게 직접 듣는 말이다. 모두 성차별적인 표현이다.

이처럼 교사와 부모의 무의식 속에 녹아있는 성별 고정관념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1년 동안 학급을 운영하며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① 첫날 자리 배치표

대부분의 교사들은 남자 한 줄, 여자 한 줄로 배치해 남·여 짝을 지어둔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성별을 섞은 뒤 이름 순 또는 생일 순으로 앉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무심코 성별로 아이들을 구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익숙한 습관을 한 번 깨보는 것으로 3월을 시작해보자.

② 학생 기초 조사서

학기 초 나가는 안내장 가운데 ‘학생 기초 조사서’가 있다. 학교마다 그 형식이 모두 다르지만, 대부분은 부모와 관련한 정보를 써내야 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에게 아빠와 엄마가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는 흔히 4인 가족을 ‘정상가족’으로 여기지만, 우리 교실 안에는 한부모 가정 아이가 있을 수 있다. 조부모, 이모와 같이 사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제는 ‘부모’ 대신 ‘보호자’로 그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 어떨까?

③ 성별 구분 없는 이름표

사물함부터 칠판, 신발장, 작품 게시판까지 교실 곳곳에는 학생들의 이름표가 붙어있다. 이런 이름표 양식의 95% 이상이 여학생은 분홍색, 남학생은 파란색이다. 대형 마트 문구 코너를 가보면, 아예 대놓고 남자 학용품은 파랑, 여자 학용품은 분홍으로 철저히 분리해놨다. 고리타분한 색깔 분류 때문에 분홍색 필통을 고른 남학생들이 교실에서 놀림 받고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여학생이 ‘남자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름표의 경우 교사 재량으로 여자는 연두, 남자는 노랑으로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보라색, 초록색 등 선택권을 줘보는 것은 어떨까? 손쉽게 남녀로 나누지 않는 것, 우리 반을 두 개의 색으로 가르지 않고 조금 더 다양한 색으로 표현할 때 아이들의 개성도 무지갯빛처럼 빛날 것이다.

최다솜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 교사, <예민함을 가르칩니다>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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