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상담 추천 도서
“십대들의 마음은 십대가 제일 잘 알죠.”
5년 동안 또래상담을 해온 평택 청담고 3학년 윤성준군의 말이다. 청소년 시기를 거쳐 오며 숱한 고민의 밤과 해결의 아침을 보냈을 또래상담자 학생들. 이들은 자녀나 제자와 기탄없이 대화해보고 싶은 어른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추천한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 한마디도 물론 힘이 된다. 다만 우리 세대 이야기를 다룬 책이나 영화를 보면 십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의 세상을 이해해보고 싶다면, 학생 당사자는 물론 부모와 교사들에게 아래의 책을 추천한다.
<난 죽지 않을테야>(문원) : <당나귀 귀>, <이별처럼>과 함께 세르주 페레즈 작가의 3부작 가운데 한 권이다. 주인공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학습능력이 부족하고 행동이 굼뜨다는 이유로 늘 무시당하고 욕을 먹는다. 아버지가 시키는 일을 재빨리 하지 않으면 주인공은 매질을 당한다. 슬픈 이야기가 갖는 힘이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 어른 모두 ‘슬픈 이야기’를 보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십대들의 슬픔과 처지에 공감하는 순간, 감정이 해방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빅마우스 앤드 어글리걸>(비룡소) : 십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외모’다. 겉모습이 예쁘거나 멋지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청소년 시기, ‘나를 보는 시각’을 어떻게 정립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걸 페미니즘>(교육공동체벗) : 학교밖청소년, 탈가정청소년,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성소수자 청소년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십대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있다. 위계화된 학교에서의 억압, 청소년기 외모 억압과 학교폭력 등에 대한 십대 당사자들의 에세이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교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보여준다. 또래상담자는 물론 교사와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된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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