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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글쓰기·인성면접, 갈수록 중요해집니다

등록 2018-12-10 19:56수정 2018-12-10 20:07

[함께하는 교육] 영재학교·과학고 입시 톺아보기
이공계 인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과학고는 매력적이다. 실험 및 과제 연구를 위한 과학 관련 시설과 실험 조건이 잘 갖춰진 편이기 때문이다. 한성과학고등학교 제공
이공계 인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과학고는 매력적이다. 실험 및 과제 연구를 위한 과학 관련 시설과 실험 조건이 잘 갖춰진 편이기 때문이다. 한성과학고등학교 제공
“영재학교는 진짜 ‘영재’들만 가는 건가요?”

지난 11월28일 경기 안양시에서 열린 ‘영재학교·과학고 입시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의 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코딩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교실 안에서 ‘이과 머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수학과 과학 교육에 대한 관심이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 시장에서도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에는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일반고, 마이스터고 등 다양한 고교 선택지가 마련돼 있다. 이들 가운데 ‘영재학교’ 관련한 입시 정보는 수도권에 집중된 경우가 많아, 교육정보 접근성에 문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교육 현장에서 중·고등 상위권 학생들을 지도해온 진로진학 전문교사와 입시 컨설턴트를 통해, 영재학교 입학 분석 및 대비 전략을 알아본다.

미술·공학 융합해 배우는 영재학교도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을 목적으로 세운 학교다. 전국에 8개교가 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에는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 서울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대구과학고등학교, 대전과학고등학교, 광주과학고등학교 등 6개의 영재학교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 2개의 과학예술영재학교가 있다.

비교적 최근 생긴 과학예술영재학교는 융합인재교육을 목표로 과학기술·인문학·예술 심화 교과를 운영한다. 세종시와 인천시에 설치돼 있다. 이들 학교가 수학·과학 역량은 물론 인문·예술적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에 뜻을 둔 만큼, 다른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과목들이 정규 수업으로 편성돼 있다. 예를 들어 미술과 공학을 융합한 ‘인터랙티브 디자인과 테크놀로지’, 음악과 정보 과학이 어우러진 ‘음악과 테크놀로지’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영재학교 입시는 지난 상반기에 진행했다. 총 지원자는 일반전형 기준 1만1388명으로 지난해보다 333명 늘어났다. 경기과학고는 지난해에 이어 서류전형 없이 지원자 전원이 지필고사에 응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2363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세종·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지원자가 전년에 견줘 각각 217명, 334명이 늘었다. 최근 대학들이 인문·사회·과학·수학·예술 융합인재를 선호하면서 과학예술영재학교의 지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한국과학영재학교 지원자는 585명이 줄었는데, 이는 다른 영재학교와의 복수 지원 ‘허수’가 많이 사라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2단계 지필고사 응시인원은 전년보다 500여명이 늘어났다. 지원자 333명보다 응시자의 증가폭이 크다. 박성두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특목·자사고 입시 변화에 혼란을 느낀 자사고 목표 학생들이 영재학교에 지원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며 “여러 영재학교에 서류 복수 지원을 하기보다는 하나의 영재학교를 소신 있게 목표로 잡아 준비한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영재학교·과학고 어떻게 준비할까
올해 과학고 경쟁률 3.55대1 기록
목표 학교 미리 정해두고 시작해야
수학·기하 영역 출제 비중 늘어나고
글쓰기·인성면접 준비 철저히 해야
과학, 생물분류 유형 문제 새롭게 등장

지필평가, 어떤 문제들이 나왔나

영재학교 지필평가는 학교별로 유형과 난도가 들쭉날쭉했다. 서울과학고에 지원한 이아무개군은 “수학의 기하와 물리의 빛 영역을 융합한 고난도 문제가 나왔다. 문항 하나하나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경기과학고에서는 중등 기본 개념을 묻는 무난한 문제를 퍼즐 유형으로 제시하는 등 변별력을 높이는 몇몇 새로운 유형이 등장했으며, ‘모두 고르시오’ 형태의 정확성을 묻는 단답형 문항이 다수 등장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수학의 소문항 수를 늘렸으며, 소문항별 난도의 편차가 컸다. 과학은 생활 속 소재를 이용한 융합 및 탐구 유형이 전년에 비해 소폭 늘었다. 대구, 대전, 광주과학고는 전년과 유사한 패턴을 유지했다. 대구과학고와 대전과학고는 수능형 객관·단답형의 무난한 문제가 주를 이뤘으나, 그 문항수가 많아 학생들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었다.

‘캠프 전형’에서 글쓰기 비중 커져

영재학교 캠프는 대전과학고(당일)와 경기과학고(2박3일)를 빼고 모두 1박2일로 진행했다.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견줘 캠프에서의 수학·과학 지필평가가 늘어났고, 글쓰기와 인성면접이 확대되는 추세였다. 대부분의 영재학교 캠프에서 수학 지필평가를 실시했으며 경기과학고와 대전과학고는 과학 지필평가도 추가로 진행했다.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한국과학영재학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글쓰기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을 공통적으로 살펴봤다. 특히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자기소개서 바탕의 인성면접을 1인당 50분 안팎(30문항)으로 대폭 늘려 진행했다. 박 소장은 “지난 캠프에서는 실험 설계, 조별 과제, 구술 면접, 토론 항목이 공통적으로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며 “올해 역시 이 항목들이 주요하게 등장했지만, 수학 지필평가와 글쓰기, 인성 면접이 확대됐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소서’ 쓴 뒤 면접문항 100개 뽑아봐야

영재학교·과학고 입시에서는 자기소개서의 역할도 크다. 학생이 교내 경시대회나 ‘과학 글쓰기 대회’ 등에서 어떤 성취를 이뤘는지 등을 자세히 정리해봐야 한다. 자기소개서에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언급되지 않은 내용을 택해 선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스토리텔링 글쓰기 방식으로 지원 동기, 수학·과학 교과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이 함께 실려야 한다. 예를 들어 ‘드론’에 관심 있는 학생은 드론의 원리와 구조뿐 아니라 평소에 관련 책을 읽은 뒤 ‘미래 기술 사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이재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중일고 교무부장)는 “대부분 과학고 지원자들의 경우 교과 점수가 반영되는 학기의 수학, 과학 성취도는 ‘에이(A)’다. 때문에 교과 성적으로 변별력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다른 지원자와의 차별화된 장점 등을 희망 학교 쪽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학고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질문으로 주어질 만한 내용을 100문항 정도 준비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5문항 정도가 면접에서 나올 테고요. ‘지원 동기-학습 과정-활동 결과’ 등 3단계를 기억하면서 문답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지윤 <함께하는 교육> 기자 kimjy1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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