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0일 서울 광화문 북쪽광장에서 ‘2018 대한민국 시민인(in) 학생축제-참·소·리’가 열렸다. 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 부스에서 ‘민주주의 함께해요’를 외치고 있다. 김지윤 기자
“국민 기본권인 쉴 권리를 위해 교내에 쉴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전국 시·도교육청 안에 ‘학교폭력 갈등 조정 자문단’을 설치해주세요”, “만 15세 이상 청소년에게 교육감 선거권을 주세요!”
학생들이 교육부 장관에게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답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10월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북쪽광장에서 열린 ‘청소년 정책 토크 콘서트’(이하 토크 콘서트)에서 목운중학교 1학년 성유림양 등 학생들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평소 생각했던 교육 문제에 대한 정책을 직접 제안했다. 토크 콘서트는 올해 처음 열린 ‘2018 대한민국 시민인(in) 학생축제-참·소·리’(이하 학생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학생축제는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열었다.
토크 콘서트에서 서울 도봉초등학교 6학년 오태경양은 “교육 정책은 학생들의 생활과 직접 닿아있다. 그런데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방과후 영어교실’ 등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 적 없다. 어리다고 해서 제도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각종 인증마크를 본 뒤 고르잖아요. 교육 정책에 학생 의견을 반영했다는 걸 알려주는 ‘학생참여인증제’를 만들어 주세요.”
이날 오후 5시까지 인성교육과 학생 자치활동 우수사례가 다양한 부스와 전시, 공연, 플래시몹 등을 통해 공유됐다. 특히 간디고등학교 전교생이 민주 시민 사회에서 ‘참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플래시몹(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학교 2학년 유연우양은 “학생축제에 참가한 다른 학교 친구들, 선생님, 외국인까지 한마음으로 춤을 추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학생 중심의 축제’라는 취지에 맞게 축제 기획?구성부터 운영까지 초·중·고교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준비했다. 김혜자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 연구사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인 ‘참여, 소통, 이해’의 앞 글자를 따 ‘참·소·리’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은 미래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시민이다. 앞으로 학생들이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하면서 눈높이에 맞는 교육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