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 전 이우학교 교장이 청와대 교육비서관에 내정됐다. 이 전 교장은 지난 5일부터 청와대 출근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광호 전 이우학교 교장이 청와대 사회수석실 산하 교육비서관에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입제도 개편 등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때마다, 교육계에서는 청와대에 이를 조율할 만한 교육전문가가 없다는 사실을 문제로 지목해왔다.
6일 청와대 안팎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내정자는 지난 7월부터 진행된 인사검증 등 절차를 마친 뒤 5일부터 청와대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정식 인사발령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교육비서관 업무 인수인계 등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7월말 청와대는 교육정책 강화를 위해 사회수석실 산하에 있던 교육문화비서관을 교육비서관과 문화비서관 등으로 분리한 바 있다. 최근 사직한 김홍수 당시 교육문화비서관이 자연스레 교육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에 그쳐, 이 내정자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첫 교육비서관이다.
‘1기 혁신학교’를 주도한 이 내정자는 이우학교 평교사로 시작해 교장을 지내며 2000년대 후반 경기도에 교육개혁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경기도교육청 학교정책과 장학관 등을 거쳤다. 경기도 도시형 대안학교인 이우학교는 사교육 금지서약과 자기주도학습, 토론 수업 등을 통해 ‘사교육 1번지’ 경기도 분당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혁신학교의 대표적 성공모델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전문가로 통하는 이 내정자의 ‘청와대 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교육문제의 컨트롤타워 구실을 했던 사회수석실에 정작 교육전문가라고 부를 만한 인사가 없었던 탓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한 청와대 몇몇 인사가 대입정책 1년 유예와 대입 공론화 추진 등 설익은 정책을 주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도시공학을 전공한 부동산 전문가이고, 김홍수 전 비서관 역시 정치학과를 나왔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고교 교육개혁의 선례를 남긴 현장 전문가가 청와대에 처음 들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 분야에 밝은 한 여당 관계자도 “고교학점제 등 교육개혁 과제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이 내정자가 청와대 내에서 정책의 방향과 속도를 적절히 조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춘화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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