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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는 나만의 책읽기 해봐

등록 2018-09-03 20:14수정 2018-09-03 20:18

[박샘의 융합독서]

감자·고구마는 하나의 씨감자나 줄기를 뼈대로 확산돼 여러 덩이줄기, 혹은 덩이뿌리가 됩니다. 줄기를 잡아당기면 흙에서 여러 개 감자·고구마가 연달아 나오지요. 시작은 단 하나의 감자·고구마인데, 결국엔 새로운 여러 개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의 융합독서를 ‘연쇄 융합독서’(이하 연쇄 독서)라고 합니다.

연쇄 독서의 기본은, 일단 한 권의 책을 읽은 뒤 그 책과 연관되는 책을 찾아 읽는 것입니다. 즉 씨앗이 되는 책 한 권을 읽고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이나, 관심 가는 관련 주제·소재의 책, 심화할 수 있거나 배경이 되는 책, 다른 영역에서 보완이 되는 책, 책 속에서 언급한 책 등 연관된 서적들을 찾아 읽는 것이지요. 무엇을 읽을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읽고 있는 그 책 안에 이른바 ‘단서’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별>을 읽다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보고 <별자리, 인류의 이야기 주머니> 등의 교양 도서를 읽을 수 있겠지요. <별을 삼킨 괴물> 등 소설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별 헤는 밤 천문우주 실험실> 등 과학책을 읽은 뒤 <날마다 천체 물리> 등 전문 도서를 접해 물리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같이 별과 관련된 작품을 찾아 필사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편 소설 <별>이 ‘씨앗 책’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시모토 다케시의 책 <슬로리딩>에 나오는 ‘샛길 독서’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샛길 독서란 샛길로 빠져 관심이 가는 방향으로, 자신의 속도에 맞춰 진행하는 독서를 말합니다.

이와 대립하는 것이 파편적으로 나열된 도서 목록을 읽어 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책에는 고전이라는 게 있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만 읽어서도 안 됩니다. 다만 어딘가에서 추천한 도서 목록은 아이들에게 ‘숙제’처럼 느껴지고 피하고 싶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전략적으로 연쇄 독서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같은 주제나 소재, 같은 작가나 비슷한 성향의 작가, 바탕이 되거나 보완하는 책을 각각 1권씩 3권 이상 읽어본 뒤, 그 3권의 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연쇄 독서를 또 반복해보는 겁니다.

연결되는 책을 찾고 고르는 방법이 어려우면 인터넷 서점 누리집을 이용하면 편합니다. 책을 검색하면 관련 분야나 함께 구입하면 좋을 책 목록을 볼 수 있고, 그 책에 대한 기본 설명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연쇄 독서는 진로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상담한 한 학생은 우연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관련 책을 계속 연쇄 독서 해보면서 불평등 문제는 경제와 정치, 문화·사회구조와도 연결된 세계적 문제임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결국 진로를 ‘국제기구활동가’로 정하고 정치와 경제 분야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 독서는 ‘마인드맵 그리기’를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큰 종이에 도서 목록 마인드맵을 그려 나가는 것이지요. 한 권의 책을 읽은 뒤 관련 도서들을 마인드맵으로 적어봅니다. 선택해서 읽은 책에 표시를 하면 자신의 전체 독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자유롭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추가로 적거나 수시로 책 목록을 더할 수도 있겠지요. 책 읽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시사 프로그램, 영화 등 영상 자료를 정리해보면 ‘나만의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겁니다.

박동호(‘한겨레교육 융합독서지도사 과정’ 강사, 메타센스 융합인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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