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부총장이 지난 8월29일 <함께하는 교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제공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평균연령은 36.7세로 전국 평균 41.5세보다 5살 젊다. 대한민국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지만 세종시는 2012년 7월 41.2살이었던 평균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처음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출범 때 10만5349명이었던 인구는 올 2월 기준 29만2166명으로 약 3배 늘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세종시에 자리 잡고 있는 대학이 있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다. 세종캠퍼스는 올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돼 2019년도부터 3년간 정원 감축 없이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재정지원을 받게 됐다. 어떤 노력이 이런 결과를 낳았는지 <함께하는 교육>이 지난 8월29일 안정오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안 부총장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협의·소통을 하면서 서울캠퍼스와 똑같은 체제로는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대대적인 학사구조 개편을 했고 총 650억원을 투자했다. 단적으로 교수 충원율이 전국 사립대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30%까지를 관내 대학에서 뽑는 지역인재 채용목표제의 최고 수혜 대학이 세종캠퍼스”라며 “세종시는 전국에서 공공기관이 가장 많은 곳이다. 우리 캠퍼스에서 공부하면 세종시의 인재로 등록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 부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고려대 세종캠퍼스만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 캠퍼스 비전은 ‘창의교육’과 ‘실용연구’다. 학문간 경계가 사라지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제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예를 들어 우리학교의 디스플레이반도체전공, 가속기과학, 빅데이터 전공, 사이버 보안 전공 등은 전통 학문이 아닌 새로운 학문이다.”
■ 전국 최초로 가속기과학과 정규학과로 개설
-‘창의 교육’과 ‘실용 연구’의 구체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세종캠퍼스는 지난 2015년 ‘제2의 창학’을 선언하고 서울캠퍼스와 중복되지 않는 미래지향적 실용·융합학문 중심 대학으로 특성화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영문학과 경영학은 구분됐다. 학사 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비즈니스대학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영문학은 물론 영미 문화 전반(지역학)에 대해 공부하면서 동시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도록 했다. 글로벌비즈니스대학 글로벌학부의 영미학을 전공하면 영문학, 지역학 지식과 함께 경영학까지 아울러 배울 수 있다.”
-이공계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나?
“전자기계융합공학과가 한 사례다. 예를 들어 현재 자동차 생산에는 기계공학 지식뿐 아니라 전자공학 지식도 필수다. 두 학문의 융합을 꾀하는 게 전자기계융합공학과다.”
-세종캠퍼스에는 특이하게도 가속기과학과가 있던데.(가속기는 전자?양성자?이온 등 전하를 가진 입자에 에너지를 가해 가속시켜 물질의 원자핵과 충돌시킨 뒤 결과를 관찰, 소립자의 구조와 성질, 자연계의 물리법칙 등을 밝히는 장치다.)
“국내 최초로 가속기과학과를 일반 대학원 정규학과로 개설했다. 가속기연구센터도 출범했고 지난 7월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엠오유(MOU·양해각서)를 맺고 가속기 관련 공동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요즘 학생들의 최고 관심사는 취업이다. 세종캠퍼스는 취업·창업 관련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우리학교 미래인재개발원은 지난 3월 고용노동부 주관 대학일자리센터 사업에 지원해 총 10억원(최대 5년간)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세종시에 1200개 기업체가 있는데 이 기업체와 연동해서 일자리 주선, 일자리 박람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적극적으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다. 또 우리학교 세종산학협력단은 지난 7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을 수주해 총 90억원 규모의 사업(연차 평가를 통해 연간 30억원, 최대 3년)을 수주했다. 세종시와 협력을 강화하고 창업저변을 확대해 우리 캠퍼스가 중부지역 창업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힌다. 이런 위상이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엄청난 영향을 준다. 세종시 현재 인구는 30만명인데 80만명을 목표로 발전하고 있다. 일부 교육학자들 모임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 높은 학교가 고려대 세종캠퍼스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세종시에 공공기관이 몰려 있다. 지역인재 채용목표제 같은 제도가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듯한데….
“세종캠퍼스로부터 5~15㎞ 안에 정부출연연구소, 중앙정부기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이 몰려 있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채용목표제의 최고 수혜 대학이 우리 학교다. 여기서 공부하면 세종시 인재로 등록 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교수충원율 전국 사립대 중 최상위 수준
-올해 세종캠퍼스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어떤 노력을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협의·소통을 하면서 서울캠퍼스와 똑같은 체제로는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앞에서 설명했듯 대대적인 학사구조 개편을 했고 총 650억원을 투자했다. 단적으로 교수 충원율이 전국 사립대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다. 우리대학 교수들의 자연계열 논문당 피인용 수와 인문계열 저서당 피인용 수는 2016~2017년 연속으로 전국 5위였다.”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13대 1, 정시모집에서 7대 1의 경쟁률이었다. 충청권에서 최고 기록이다. 정원 내 등록률은 99.7%다. 학사구조 개편을 통해 융복합적이고 실용적인 학과를 만든 게 큰 효과를 거뒀다.”
-세종캠퍼스와 서울캠퍼스간 교류 사업이 있는지?
“세종-서울간 이중전공, 복수전공 제도가 있다. 한 전공을 세종캠퍼스에서 또 하나 전공을 서울캠퍼스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캠퍼스에는 문예창작·고고미술 등의 전공이 없다. 원하는 서울캠퍼스 학생은 세종캠퍼스에서 전공할 수 있다.”
-안 부총장이 취임한 뒤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는 성과가 있었다. 감회가 남다를 텐데?
“자율개선대학 선정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요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쉬어야 한다. 주말에 직원들에게 카톡 보내 업무 지시 하지 말라고 한다. 교직원이 행복하면 캠퍼스에 집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학교가 발전하게 된다는 생각을 한다.”
김태경 <함께하는 교육> 기자
ktk7000@hanedui.com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는 9월10일 오전 10시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수시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서울캠퍼스는 9월10일 오전 10시부터 12일 오후 6시까지다. 온라인 원서 접수는 누리집(oku.korea.ac.kr)에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