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립니다. 이 기간에는 많은 학생들이 체육대회와 축제에 참여하며 분주히 보내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잠시 멈춰서 책을 통해 내면의 쉼을 누리며,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을 마련해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경안고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책을 통해 학교생활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지도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진로를 구체적으로 탐색한 학생들이 학교생활기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등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는 걸 자주 봅니다.
“저는 정보 소외 현상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의 소외 및 빈부격차가 심화된다고 생각했고, 정보 소외 계층을 돕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접한 책이 <진흙, 물, 벽돌>입니다. 이 책은 빈곤 퇴치를 위한 개인 간 거래(P2P) 소액대출 플랫폼 ‘KIVA’(키바)의 창업 스토리입니다. 글쓴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불행을 동정하며 기부하기보다는 그들이 가진 창업 아이디어에 주목했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무이자 대출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말에 저는 단순한 동정 차원의 기부는 진정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빈곤층 소외 극복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제력 신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P2P 대출과 핀테크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3학년 때 ‘경제읽기반’ 소논문 주제로 P2P 대출을 선정했고, ‘경제스크랩반’ 활동으로 핀테크, 가상화폐 기사를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학종으로 대학에 입학한 최여명 학생의 사례입니다. 처음에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진로를 설정했습니다. 그러다 <진흙, 물, 벽돌>이라는 책을 읽고 사회적 약자를 도와줄 구체적인 방법으로 ‘핀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 뒤로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에서 핀테크 관련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이렇게 구체화한 진로 관련 활동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적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경안고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독서 활동으로 ‘본깨적 독서법’을 실천합니다. 본깨적이란, 책을 읽고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을 줄인 말입니다. 책을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핵심 내용을 책 상단에 열쇳말 중심으로 기록하고, 깨달은 점과 삶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책 하단에 기록하며 읽는 독서 방법입니다.
이렇게 눈뿐 아니라 독서노트 등에 손으로 책 내용을 기록하고 이를 반복해서 읽어보면 됩니다. 경안고 학생들은 본깨적 노트를 활용해 독서 내용을 정리합니다. 표에 나온 것처럼 학생 입장에서 의미 있게 읽은 부분은 해당 쪽수와 함께 그 내용을 적습니다. 그 밖에도 책을 읽다가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으면 별 하나 표시를, 자신의 삶에 적용할 아이디어는 별 두 개 표시를 한 뒤에 작성하면 됩니다. 이 가운데 현실에서 적용하고 싶은 아이디어는 따로 모아 아이디어 노트에 정리하고 적용 여부를 체크하면 실천 가능성이 커집니다.
본깨적 독서법은 책을 한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책의 주요한 내용을 반복해서 읽는 효과가 있습니다. 읽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적용해 삶의 성장을 가져오는 ‘실용독서’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삶이 성장한 많은 학생들에겐 ‘독서감성’이 있습니다. 독서는 미래사회 중요한 역량 가운데 ‘평생 배움 역량’을 향상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청소년 시절 독서를 통해 성장의 경험을 맛본 학생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곽충훈(안산 경안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