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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전기·후기 바뀐 지형, 새 지도 내려받고 갑시다

등록 2018-04-30 20:10수정 2020-02-28 09:58

‘고교서열화’ 완화 취지 따라
올해부터 고교 우선선발권 폐지
자사고?외고·일반고 첫 동시선발
영재학교 ’영재교육진흥법’ 적용
과고·영재학교 동시지원 가능해
‘임의배정 동의서’ 제출하면
일반고 추가배정, 학교선택권은 없어
고입 동시선발, 알아둘 것들

#사례1. 서울 ㄷ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김한국양은 과학고등학교 입시를 준비 중이다. 중학교 3년 동안 수학 및 과학 교과 성적을 차근차근 관리해왔다. 방학 때마다 수리, 코딩 등을 주제로 하는 ‘이공계 캠프’에도 참여해왔다. 지난해까지는 전기고였던 과학고를 목표했는데 올해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가 후기고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상위권 성적인 만큼 전기고에서 과학고, 후기고에서 자사고 등 원하는 학교를 모두 지원할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 정말 그럴까?

#사례2. 서울 ㅎ중학교 3학년 최민국군은 어릴 때부터 외교관을 꿈꿨다. 중국어에도 관심이 많아 가족 여행을 가면 가이드를 자처할 정도였다. 최군은 서울 소재 외고 진학을 준비 중이다. 한데 올해부터 외고가 후기고로 바뀌었다. ‘후기고 전형에서 외고에 떨어지면 고입 재수 해야 하는 건가?’ 이런 생각에 고민이 많다. 외고나 자사고 등에 불합격할 경우를 대비해 ‘임의배정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는데, 그건 또 뭘까?

자사고?외고·국제고 후기에 전형 실시

올해부터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와 외국어고(이하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와 동시에 고입 전형을 한다. 고등학교는 신입생 선발 시기에 따라 8월~12월 초 학생을 뽑는 ‘전기고’(과학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예?체고)와 12월부터 이듬해 2월 초까지 전형을 진행하는 ‘후기고’(자율형공립고 포함 일반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로 나뉘는데, 기존 전기고에 해당하는 자사고?외고?국제고가 후기고인 일반고 전형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2일 교육부가 ‘자사고?외고?국제고와 일반고 고입 동시 실시 추진방안’을 발표한 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고입 동시선발 방안은 고교서열화 문제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시행하는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지난 3월 말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9학년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엔 고입 동시선발 관련 자사고?외고?국제고 탈락 학생의 일반고 배정 방안 등이 담겨 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동시지원 가능

전기고인 과학고 지망생 김양의 경우, 고입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까? 이 경우 전기고 전형 가운데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전?후기고 전형 일정에서 각각 1개교만 지원할 수 있지만 영재학교는 과학고와 달리 ‘영재교육진흥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과 쪽 진학을 희망하는 김양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는 셈이다. 영재학교에 합격해도 과학고에 지원할 수 있다.

김양의 바람대로 전기고에서 과학고, 후기고에서 자사고 1개교씩에 원서를 낼 수 있을까? 관건은 바로 ‘합격 여부’다. 과학고 입시에서 불합격할 경우에만 후기고 및 전기고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외고?자사고 불합격하면 ‘고입 재수’?

올해 후기고가 된 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최군은, 서울시 기준 12월10일부터 원서접수를 할 수 있다. 최군의 걱정처럼 ‘고입 재수’라는 말이 정말 현실화될까? 외고?자사고에 불합격하면 ‘거리가 먼 일반고에 강제 배정된다’는 말이 들리기도 하는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외고?자사고 등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고입 원서접수 시 ‘임의배정 동의서’(이하 동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86조에 따라 일반고에 추가 배정받을 수 있다. 물론 동의서를 출신 중학교(관할 교육지원청)에 함께 제출한 경우에 해당한다. 동의서를 내지 않고 외고?자사고 등에 불합격한 경우에는 미달된 외고·자사고·특성화고 등에 추가 응시할 수 있다. 이런 절차는 각 시·도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해당 교육청 누리집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외고?자사고 등 불합격자를 ‘거주지와 상관없이 거리가 먼 일반고에 강제 배정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일반고 추가 배정은 대중교통 30~40분 정도의 통학 여건을 고려하는 3단계(통합학교군)에 포함해 전산추첨 한다.

다만 외고?자사고 불합격 학생을 일반고에 추가 배정할 때에는 ‘학교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일반고를 선택?지원한 학생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다.

전문가 “영재학교, 과학고 경쟁 치열 예상”

입시전문가들은 고입 동시선발과 관련해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 경쟁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학령인구가 감소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지만, 지난해만 해도 전국 단위 자사고 가운데 광양제철고(1.28 대 1→1.17 대 1), 상산고(2.77 대 1→2.08 대 1), 현대청운고(2.50 대 1→2.06 대 1)를 포함한 6개교의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다.

영재학교, 과학고 지원 경쟁은 치열해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종전까지는 자사고와 전형 시기가 같아 복수 지원이 안 됐는데, 올해부터 자사고가 후기고 전형으로 빠지면서 독립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게 이유다. 기존 중3 상위권 수험생들이 과학고·영재학교·자사고와 외고 가운데 하나만 집중 지원하던 전략에서, ‘분산 지원’하는 형태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고입 지형은 과학고와 영재학교 강세, 자사고·외고 위축, 지역 내 인기 일반고 부상 및 비선호 일반고 가운데 명문고 부활 가능성 등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합격 좌우하는 ‘자기주도전형’ 분석해야

고교 입시에서 전형 일정에 따른 전기, 후기 구분도 중요하지만 실제 입학을 좌우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해 충분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입학전형위원회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고교 입학전형 방식이다. 외고, 국제고, 과학고, 자사고 등에 지원하는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교 유형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외고·국제고의 경우 올해 2019학년도부터는 중학교 2, 3학년 모두 성취평가제 실시로 절대평가 5등급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1단계 성적 또한 중학교 2, 3학년의 영어 내신성적을 원점수 및 과목평균(표준편차)을 제외한 성취도 수준만을 반영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자기주도학습전형지원특임센터에 따르면 '동점자 처리 방안'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동점자 발생 시 3학년 2학기 국어, 3학년 2학기 사회, 3학년 1학기 국어, 3학년 1학기 사회, 2학년 2학기 국어, 2학년 2학기 사회, 2학년 1학기 국어, 2학년 1학기 사회의 순서로 성취도 수준을 반영·선발한다. 사회 과목이 없는 경우 역사 과목 등으로 대체 가능하다.

‘서울 방식 자사고’는 1단계 내신성적 관계없이 추첨 선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진행한다. 1단계에서는 정원의 1.5배수를 추첨 선발한다. ‘서울 이외 방식 자사고 및 일반고’는 1단계 내신성적+출결, 2단계는 1단계 성적+면접으로 학생을 뽑는다.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교사추천서가 빠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학교 담임교사의 부담을 줄이고, 해당 고교의 입시 업무 간소화를 위해서다. 자사고의 경우 내신성적 반영이 3학년 2학기 1차 지필평가까지였지만, 올해부터 3학년 2학기 기말 성적까지로 바뀌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도움말: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 한국교육개발원 자기주도학습전형지원특임센터, 서울대림중학교 김덕경 수석교사,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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