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교육과정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핵심개념’이 교과마다 등장한 것이다. 각 교과 단원에서 가장 열쇠가 되는 개념을 추출해서 제공했다. 그리고 핵심개념마다 성취 기준도 제시했다.”
정창규 교사는 2015 개정교육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바뀐 교과서는 이전에 1단원, 2단원, 3단원, 4단원 식으로 제목만 나열했던 것과 달리 핵심개념을 단원 앞에 표기하고 있다.
이렇게 핵심개념을 제시한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단순 지식의 나열과 암기형 학습을 피하기 위해서다.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개념, 그리고 다른 교과와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족’이라는 단어를 보자. 엄마·아빠가 연애해서 결혼했고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뤄진 게 가족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지식에 불과하다. 실제 가족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농업사회의 대가족이 공업사회가 되면서 핵가족으로 변했고, 이제 1인가구가 증가하는 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경제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다. 가족의 구성 형태, 가족의 기능은 한 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파악하는 핵심개념이 될 수 있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1592년 임진왜란, 1636년 병자호란, 기원전 2~3세기 포에니 전쟁,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결 등 단순 지식만 암기하면 전쟁으로 발생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변화를 알아챌 수 없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아예 초·중·고 과목별 핵심개념을 추출해 제시해놓았다. 예를 들어 중학교 1~3학년 ‘일반사회’의 경우 핵심개념으로 ‘개인과 사회’, ‘사회계층과 불평등’, ‘현대의 사회 변동’ 등을 제시했다. 각 핵심개념을 확장한 ‘일반화된 지식’의 내용, 그리고 성취기준과 학습 내용도 규정해놨다.
핵심개념 외에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교과목에서도 협업과 의사소통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만든 고등학교 국어의 ‘듣기·말하기’ 영역 평가 기준 예시를 보면, 소설을 읽고 개인 감상이나 평가에 그치는 게 아니다. 예시문은 최일남의 <노새 두 마리>를 읽고 ‘이 작품에서 아버지는 시대 변화에 맞춰 노새를 삼륜차로 바꿔야 한다’는 논제에 따라 토론을 하도록 돼 있다. 토론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논제에 따른 모둠 입장 정하기’, ‘제시된 논제에 따른 쟁점 찾기와 분석’, ‘토론을 위한 근거 마련’ 등 구체적이다.
김태경 <함께하는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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