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시간이 참 빠릅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긴 방학을 끝마치고 개학을 했거나 또다시 짧은 봄방학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방학 초에 야심 차게 세웠던 계획들은 잘 실천했나요? 아무래도 갈수록 게을러지는 모습을 보며 실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았을 겁니다. 이대로 방학을 마무리하면 많이 후회할 것을 알기에 뭔가 변화를 위한 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좋은 습관 들이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남은 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 새 학기도 잘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습관이란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우리 몸에 배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을 뜻하는 말입니다. 좋은 습관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일의 효율을 높여줍니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적인 습관 목표를 정해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늦잠 대신 아침 일찍 일어나기, 스마트폰보다는 운동이나 독서하기, 공부에 집중하기 위한 미디어 관리하기 등 말입니다. 이런 좋은 습관들이 우리 몸에 배기 전까지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뇌과학에서는 한 가지 습관을 지속할 수 있는 의지력의 한계를 ‘부신피질 방어 호르몬’이 분비되는 3일 정도로 봅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일 년에 120번만 작심삼일을 할 수 있다면 꾸준히 한 가지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강한 의지력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좋은 습관 들이기의 핵심은 간절함입니다. 내가 개선하고 싶은 상황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간절한가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효과적인 습관 형성 전략도 필요합니다. 첫 번째 전략은 내가 갖고 싶은 습관을 구체적인 목표로 가시화하는 것입니다. 운동 습관을 통해서 갖게 될 날씬한 몸매나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상상해보고 구체적인 체중감량 목표치를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두 번째 전략은 습관 형성 체크리스트에 습관 목록을 적고 매일매일 실천 여부를 체크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30일 습관 형성 프로젝트’ 체크표를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습관을 관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습관 목록의 실천 여부를 체크(○, ×, △)하고 실천율을 확인합니다. 보통 습관 형성에 필요한 시간이 60일 정도라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두 번 정도 꾸준히 진행하면 습관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세 번째 전략은 친구들과 습관 형성을 위한 팀을 구성해 개인의 의지력 한계를 극복하도록 서로 돕는 방법입니다. 팀원들 앞에서 자신의 습관 목표를 공개 선언하면 성공률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심리학의 ‘인지 부조화 현상’을 이용한 것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말과 행동이 다른 상태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공개 선언을 하면 말한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팀 안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자신의 습관 형성 체크표를 매일 찍어 올리면 실천율을 훨씬 더 높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진 자료를 통해 한 학생의 습관 형성 프로젝트를 통한 성장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학년 이현영군은 작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침 도서관 출석하기, 버킷 리스트 적기, 교사처럼 행동하기 등을 습관 목표로 잡았습니다. 이를 통해서 아침에 일찍 도서관에 가서 하루를 미리 계획하는 습관을 갖게 됐고, 버킷 리스트 작성을 통해 공부하는 이유를 계속 생각하며 공부 의지를 키웠다고 합니다. 또 교사처럼 행동하기를 통해 꿈을 더 확신하게 됐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좋은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한번 도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좋은 습관 하나가 여러분의 삶을 바꿔 놓을 수도 있습니다.

최원(안산 경안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