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7년 만에 유학생 수 3배 늘어난 비결이요?

등록 2018-01-22 19:55수정 2018-01-22 20:26

세종대학교 신구 총장 인터뷰
신구 세종대 총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세종대 총장실에서 <한겨레>의 ‘함께하는 교육’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신구 세종대 총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세종대 총장실에서 <한겨레>의 ‘함께하는 교육’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1940년 ‘애지정신, 기독교정신, 훈민정신’으로 개교한 세종대학교(이하 세종대)가 지난해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큐에스(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한 아시아대학 평가에서 상위 1% 안에 들었다. 평가 대상 대학 1만1800곳 가운데 88위에 오른 것으로 2012년에 250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의미 있는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의 대학평가 전문기관인 타임스 고등교육이 실시하는 2018 티에이치이(THE·Times Higher Education)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12위, 네덜란드 레이던대학이 발표한 2017 레이던 랭킹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6위 등의 성과도 거뒀다. 이 중심에는 2012년 7월에 취임해 올해로 임기 7년을 맞는 신구 총장이 있다. 지난 11일 오후 세종대 총장실에서 신구 총장을 만나 세종대의 비전과 변화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임 이후 학교에 많은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 취임 당시보다 가장 많이 변한 것이 있다면?

“취임 당시 캠퍼스 모습과 지금을 비교하면 외국인 유학생 수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때는 5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1800명이다. 세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는 대학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본다. 단순히 대학이 홍보를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객관적인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 7월 취임해 올해 7년째
해외 대학 평가기관에서 좋은 성과
국제적 위상 높이는 변화 보여

졸업까지 지도교수 밀착 진로지도
문·이과 벽 허물어 융합교육 실시

‘서울총장포럼’ 회장직 맡으며
대학들 담 허물고 학점 교류하는
‘공유대학’ 아이디어 제안하기도

―실제 해외 객관적인 평가에서 결과가 좋게 나왔다. 나름의 노력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하면 대학 위상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세계적인 대학평가에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 평가기관에서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지를 먼저 봤다. 각 학교 교수들의 논문이 다른 연구자들에게 얼마나 인용되고 있는가를 보는 논문당 피인용 수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교수들의 승진이나 업적 평가와 인센티브 등에서 논문당 피인용 수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그랬더니 논문 질이 점점 더 좋아졌고, 논문당 피인용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큐에스의 아시아대학 논문당 피인용 수에서 51위에 올랐다. 논문의 질을 기초로 순위 매기는 2017 레이던 랭킹에서도 국내 6위였다.”

―교수진의 연구 역량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이야기인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역량을 갖추도록 애를 많이 썼다. 해외 유명 과학자들을 초청해서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등 해외 교수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또 해외 많은 대학들과 교류하며 우리 학생들을 해외에 많이 내보내는 노력도 해왔다.”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사회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세종대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일찌감치 이런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전교생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했다. 2014년부터는 수시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입학 전 6주 동안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대학이 코딩 교육을 하고 있는데 우린 한 단계 더 나아가 3학점이 아닌 6학점으로 심화된 교육을 한다. 인문학, 예체능 등 어떤 전공을 하건 간에 모든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코딩 교육을 받아 자기 전공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할 수 있게 돕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학과를 개설하는 대학들도 많던데.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요소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사이언스 등을 1학년 때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지난해 소프트웨어(SW)융합대학을 개설했다. 그 안에 지능기전공학부를 두고 이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중이다. 이 학부에서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뿐 아니라 디자인까지도 다 배울 수 있다. 이 학부 학생들은 지도교수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결과물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졸업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안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비롯해 창의소프트학부, 컴퓨터공학과, 정보보호학과, 소프트웨어학과 등도 있다.”

―대학가 최대 관심사는 취업이다. 재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어떻게 하면 취업률을 높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찾은 방법은 딱 하나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 1학년에 입학하면 지도교수를 배정해 진로를 설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지도교수로부터 밀착지도를 받는다. 또한 문·이과 구분 없이 융합교육도 한다. 실례로 ‘SW융합연계전공’은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ES), 글로벌 미디어 소프트웨어(GM),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 소프트웨어(SM) 등 세가지로 나눠 교육한다. 이런 것들이 취업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한다고 본다.”

―세종대 하면 학생들이 가장 주목하는 학과로 항공시스템공학과와 국방시스템공학과가 있는데.

“각각 우수한 조종장교와 항해장교 양성에 목적이 있다. 졸업생을 배출한 지 국방시스템공학과는 3년, 항공시스템공학과는 2년 됐다. 사실 우리 졸업생이 공군과 해군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했다. 조종사의 경우 우리 대학 출신들이 임관 뒤 통과율이 50%가 넘었다고 한다. 이는 꽤 높은 통과율로 이들 학과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학과는 우리나라 국방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조종 시뮬레이터 구입에 4억원 지원과 함께 항해에 필요한 전기전자실습실 구축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항공시스템공학과가 20명, 국방시스템공학과가 40명, 전원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구조개혁에 고민이 많다.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나?

“이는 인구 감소 탓에 어쩔 수 없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대안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한편으로는 국제화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세종대가 쇠퇴기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고민이 많았다. 또 하나의 돌파구로 ‘평생교육’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한다. 교육부는 2015년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이어 올해 2주기 평가를 통해 대학 정원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충분히 공감하고 필요성도 느끼지만 굳이 일부러 정원을 줄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평가에서 하위 10%, 15% 내외 대학이라면 과감히 정리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정원을 감축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기존 대학 인프라를 평생교육을 위해 쓸 수 있다는 건가?

“만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학생을 다 채우지 못하면 남는 강의실이나 인프라, 그리고 교수들의 여력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것은 평생교육 시장이 될 수도 있고, 직업교육 시장이 될 수도 있다. 무조건 감원보다 정부에서 대학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족한 학생 수는 다른 쪽에서 채울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특히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활로를 열어주었으면 한다.”

―현재 서울총장포럼 회장으로 모임을 이끌고 있기도 하던데.

“서울 소재 32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이다. 3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대학들은 재정적·사회적·국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여건에 있다. 대학들이 어떤 길로 가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하는지 함께 길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출범했다. 서울 지역 대학들의 모임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전국 국공립, 사립대학도 서울총장포럼에 참여할 수 있다. 아직 지방 대학의 참여는 없지만 앞으로 함께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총장포럼에서 해온 활동들을 소개해 달라.

“총장들이 모여 대학의 현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진단, 평가, 반성을 먼저 해봤다. 1년여 논의 과정을 통해 도출한 것이 바로 ‘공유대학’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4년제 대학이 200여개 있다. 서울 지역에만 전문대학과 사이버대학까지 포함하면 57개다.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도시에 57개 대학이 모여 있는 곳은 대한민국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은 지역적으로도 밀집돼 있고, 교통이 아주 잘 발달해 있다. 전철 등 대중교통이 잘 정비돼 있어 대학 간 이동 시간이 1시간 안팎이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서울 지역 대학들의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상생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내가 먼저 아이디어를 내봤다.”

―공유대학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공유대학에서 제일 먼저 추진한 건 대학의 담을 허물고 대학 간 학점 교류를 하는 것이다. 이때 ‘어떤 특정 대학으로 몰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 등 논란이 있었지만 학생이 원하는 공부를, 듣고 싶은 과목을 배울 수 있게 해주자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 서울 지역 대학 간 학점 교류를 하고 있는데 활성화는 안 되고 있다. 개별 대학에서 수강신청을 일일이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지역 대학을 묶어 수강신청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플랫폼을 통해 수강신청뿐만 아니라 학점 교류와 취업·창업·자격증 등과 관련 있는 다양한 강의 내용과 도서관, 연구시설, 기자재 등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할 텐데.

“지난해 2월 제8차 서울총장포럼 총회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공유대학에 대한 실행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유대학 플랫폼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대학이 개설한 다양한 강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 바 있다. 이후 서울시로부터 예산 10억원을 지원받았다. 현재 공유대학 플랫폼을 만드는 중인데 오는 7월께 완성되면 온라인상에서 대학생과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 누구나 대학의 공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공유대학이 앞으로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서울시와 정부 부처로부터의 재정 지원이 더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얼마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콘텐츠 운영비로 1억원을 지원받았고, 앞으로 2억원을 더 지원받기로 했다.”

―2018년에도 대학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활동들을 추진할 텐데,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대표적인 게 올해 8월 완공 예정인 1만6000평 규모의 이노베이션센터를 꼽을 수 있다. 우리 대학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물로 소프트융합대학에서 주로 사용할 예정인데, 이 대학 학생들뿐 아니라 누구나 언제든지 들어가 작품이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하려고 한다. 현대미술의 대표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앤디 워홀처럼 팩토리를 만들어 무인자동차나 드론, 소프트웨어 앱 등을 방학 때도 직접 기획·제작할 수 있게 지원하려고 한다.”

유성룡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 livingriver@nate.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