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몇 주 앞둔 요즘, 많은 학부모님들은 긴 겨울방학을 대비해 각종 ‘캠프’를 검색하기 바쁩니다. 방학 캠프의 종류가 무척 다양한 편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제일 많은 관심을 받는 건 아무래도 영어 캠프겠지요.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접하기 위해 큰 비용이 들지만 영어권 국가로 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을 종종 봅니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길도 있습니다. 바로 전화나 화상을 통해 원어민과 대화해보는 겁니다.
전화영어나 화상영어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 받는데다, 매일 꾸준히 원어민과 대화하며 회화 실력을 기를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영어에 능숙한 학생이 아니라면 일단 전화보다는 ‘화상영어’를 추천합니다. 의사소통은 언어적 측면 못지않게 표정이나 동작 같은 비언어적인 측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얼굴 보며 대화할 수 있는 편이 훨씬 좋을 겁니다.
화상영어 학습을 경험해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조언은 바로 ‘사전 준비’입니다. 본인이 화상영어를 하기 전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수업의 질이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화상영어로 선생님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0~20분인데요. 준비 없이 수업에 임한다면 어색한 정적이 흐르거나, 선생님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화상영어만의 장점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화상영어를 신청하면 업체들이 대부분 커리큘럼에 맞춘 교재를 미리 제공합니다. 수업 10분 전에라도 미리 컴퓨터 앞에 앉아 교재에 나와 있는 문장들을 읽거나 단어들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교재가 없는 ‘프리토킹’ 수업을 한다면 미리 주제를 정해 자신이 할 말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방식의 수업을 경험한 학생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일상적인 얘기만 했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똑같은 대화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주제를 미리 정해서 대화를 시도해봤죠. 예를 들면 ‘명절’을 주제로 잡고 제가 먼저 한국의 명절에 대해 소개한 뒤 외국의 명절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대화가 훨씬 원활해지기도 했고, 문화적 차이도 알 수 있어서 유익하게 느껴졌어요.”
수업에선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어로 대화한다 해도, 단답식 답변만 한다면 원활한 대화가 될 수 없잖아요. 물론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긴 합니다. 그러나 완벽한 문장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대화 자체를 즐겨보세요. 단순한 대답만 하고 말 게 아니라,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세요?”라고 반문해 대화를 좀 더 재미있게 이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해야 할 일은 있습니다. 보통 화상영어 업체들은 영상 녹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수업이 끝난 뒤 동영상을 다시 살펴봐야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보완할 점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표현을 써봐야겠다,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츰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겠지요. 또 선생님이 말한 문장을 받아써보거나 표현법을 다시 한 번 기억해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자녀에게 화상영어를 꾸준히 시키고 있다는 한 부모님의 조언을 들어보며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화상영어는 비용 대비 효과가 큰 편입니다. 원어민이 있는 학원에 보낸다고 해도 매일 20분 이상 일대일 대화를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요. 영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인데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하면 아이들이 영어 자체를 흥미롭게 느끼게 되죠. 3~6개월 단위로 선생님을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 선생님과 오래 수업을 하면 나누는 대화가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선생님의 성별이나 연령대가 바뀌면 새로운 표현법을 배우게 되거나 주제가 달라져서 흥미로워하더라고요.”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