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7시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숨진 고3 실습생을 추모하는 촛불이 밝혀졌다. 사진 특성화고권리연합회 제공
특성화고 고교생이 산업체 현장실습 도중 숨지는 일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발생하자, 특성화고권리연합회 등 21일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매일 촛불 추모회를 열기로 했다.
특성화고권리연합회(연합회)는 20일 ‘19살 실습생을 추모하며 안전한 현장실습 대책을 촉구합니다’ 성명서 내고, 고교생과 졸업생 및 교사들이 20일부터 매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촛불 추모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장실습생에게 현장은 곳곳이 세월호다. 사고가 왜 일어났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밝혀야 한다”며 “해당 사업장만이 아닌 전국 현장실습생의 안전이 보장될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인이 사고를 당했을 때 사고현장에 해당 업체 직원은 없었고 또 다른 현장실습생이 사고를 목격하고 알렸다. 목숨까지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현장실습생들만 업무를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ㄱ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학생회장 ㄴ군(17)은 “가족분들께 위로를 전한다. 많은 국민들이 노동인권의 현실을 알아야 하며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전국의 특성화고 학생회 회장단이 모여 함께 추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현 특성화고권리연합회 추진위원장은 “전국에서 6만여명의 고교생이 현장실습을 하는데도 안전대책 없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형편”이라며 “결코 이 일이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는 ‘제주 19살 실습생을 추모합니다라는 추모 페이지가 만들어졌으며, 현재 시민들의 추모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20일 성명을 내고 “직업계고 산업체 현장실습을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 학생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고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 좌절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교육부는 학생을 죽음으로 내모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중단하라”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제주도 내 특성화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민호군은 제주시 구좌읍 용암 해수단지의 한 음료제조 공장에서 산업체 현장실습을 하던 중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아오던 지난 19일 이군은 끝내 숨졌다. 이군은 자동화 설비의 흐름을 파악하고 오류가 나면 직원에게 보고하는 일을 하는 중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을 끼었다고 특성화고권리연합회는 전했다. 올해 1월 전북 전주에서는 통신사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하던 고교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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