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 내 공부법 43. 학습만화 공부법
몇년 전부터 인터넷상에 자주 오르내리던 ‘2017년까지 꼭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게시물을 기억하시나요? 그렇죠. 짐작하신 것처럼 올해 10월엔 추석과 공휴일이 줄줄이 붙은 역대급 연휴가 있습니다. 무려 10일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흡사 방학이 다시 돌아온 것 같겠죠. 그런데 학교 안 가고 쉬는 날이 길어지면 가정에서는 묘한 신경전이 벌어집니다. “너무 논 것 같으니 슬슬 공부하라”는 엄마와 “연휴에 무슨 공부냐”며 맘껏 쉬고 싶다는 자녀들의 실랑이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모님과 학생들의 바람을 절충한 좋은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학습만화’입니다. 개념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데다 재미도 있기 때문이죠. 요즘엔 교과서에 스토리텔링이 강화되고, 학생들이 문자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등으로 지식을 얻는 게 일반화되면서 학습만화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소위 ‘대박’을 친 유명 학습만화 시리즈는 누적 판매부수가 무려 7000만부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 초등학생용 콘텐츠라는 고정관념이 무색하게 고등학생이나 성인이 봐도 손색없는 작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죠.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부모가 학습만화가 과연 공부에 보탬이 되는지, 만화책만 보는 아이가 걱정된다고 말씀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잘 만든 학습만화는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습만화를 적절히 활용하는 법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학습만화를 고르는 주체가 학생이어야 합니다. 한국 부모님들의 교육열은 학습만화를 선택하는 데도 예외가 아닙니다. 홈쇼핑에서 100권이 넘는 학습만화를 초특가로 판매할 때, 옆집 우등생 책장에 그 전집이 꽂혀 있는 걸 볼 때, 내적 갈등을 느끼는 부모님이 많죠. 그러나 아무리 만화라도 부담이 되면 읽기가 싫어집니다. 아이들과 서점에 함께 가서 만화 가운데 흥미 있어 하는 주제를 직접 고르게 하세요. 물론 학습만화의 탈을 쓴 함량 미달 책들도 있으니, 믿을 만한 출판사, 저자의 책 가운데서 선택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만화를 통해 흥미 있는 분야의 지식을 쌓은 아이들이 깜짝 놀랄 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한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과학 시간에 조금 어려운 개념이 나왔는데 아이들이 쉽게 받아들이는 걸 보고 조금 놀란 적이 있어요. 또 역사 시간에는 주요 사건 연도까지 줄줄 외우는 ‘역사 마니아’ 친구들도 여럿 있었고요. 너무 신기해서 ‘이걸 다 어디서 알았냐?’고 물어보니, 만화책 이름을 대던걸요. 학습만화의 위력을 느낀 순간이었죠.”
학습만화로 아이의 ‘흥미’에 불꽃을 댕겼다면 이것이 잘 타오르게 연료를 공급하며 관리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만화를 읽고 특정 분야에 흥미를 느낀 아이는 부모님에게 질문할 겁니다. 이때가 바로 만화책이 아닌 일반 책을 권할 시점입니다. 만약 만화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에서 응용해보거나 관찰할 수 있다면 이런 활동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죠. 또 요즘 학생들은 관심 분야가 같은 친구들끼리 온·오프라인에서 관련 동아리 활동도 많이 합니다. 이런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겠죠.
이번 연휴에 먼 길 떠날 계획이 있다면 출발 전 서점에 들러 학습만화 몇 권 챙겨보게 해주세요. 만화책은 이동하면서도 쉽게 볼 수 있고, 오랜만에 만나 조금은 어색한 사촌들과 함께 읽으면 급속도로 친해질 수도 있습니다. 지식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는 장점은 덤입니다.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