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라! 내 공부법-39. 거꾸로학습 만나보기
혹시 미래의 교실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생각해 본 친구들 있나요? 흔히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을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가 보인 위력은 교육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앞으로 ‘교사’라는 직업을 로봇이 대체하는 건 아닐지, 학교에 매일 가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지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교육 방법이 최근 언론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라고 부르는 ‘거꾸로학습’입니다. 거꾸로학습은 온라인 사전학습과 오프라인 학습이 합쳐진 교육 모델입니다. 기존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강의하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들은 강의를 기초로 집에 와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과제를 합니다. 그런데 거꾸로학습을 도입하면 학생들이 집에서 미리 동영상 강의로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실에 와서는 토론, 팀 활동 등을 경험합니다. 교사-학생 간 토론을 비롯해 학생-학생 간 토론 등이 이루어질 수 있겠죠. 이 교육법은 기존 일방적 지식전달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참여가 극대화되는 만큼, 학생 개개인의 역량 및 협업 능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을 겁니다.
거꾸로학습법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서울대나 카이스트 같은 주요 명문대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어요. 초·중등 교육 현장에선 아쉽게도 사교육 시장에서 발 빠르게 시도하는 분위기가 보입니다. 최근 들어 ‘거꾸로교육’, ‘토의·토론식 교육’을 내건 학원들이 부쩍 많아졌죠. 공교육에서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온라인 학습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교육 콘텐츠 연구 및 교사 연수 등 선결 과제들이 많아 모든 학교가 도입하기엔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한국에서도 곧 이런 수업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죠.
예고된 미래인 거꾸로학습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거꾸로학습법의 첫째 열쇳말은 바로 ‘자기주도성’입니다. 기존의 자기주도학습이 목표의식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의미했다면, 이젠 자기주도성의 의미를 더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신을 학생이 아닌 ‘스튜처’(Stucher, student와 teacher를 합친 말)로 생각해야 합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학교에서 하는 모둠 활동, 또래 멘토링 활동에서 여러분은 스튜처가 되어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공부법, 지식 등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열쇳말은 바로 ‘토론’입니다. 한국에 온 외국인 선생님들이 놀라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너무 조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학생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주로 강의식 수업에 주입한 내용만을 평가하는 교육제도가 낳은 부작용이겠지요. 유대인들은 한국 학생들보다 훨씬 덜 공부하고, 평균 아이큐도 낮지만 노벨상을 많이 탑니다. 이런 인재를 배출하는 비결 가운데 하나가 바로 ‘토론하기’입니다. 이들은 학교 수업은 물론이고 친구들, 가족들과 말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게 일상다반사입니다. 사실 한국 학생들은 듣기에만 너무 익숙해서 말할 기회가 와도 쭈뼛거리거나, 자기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할 때도 많죠. 유대인들처럼 오늘 저녁에는 부모님과 시사 이야기라도 나누며 생각을 말하는 기회를 마련해보면 어떨까요? 거꾸로학습이 교실에 도입되면 자기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해야 할 기회는 더 늘어날 테니까요.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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