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시모집 기간이 다가옵니다. 수시 몇 달 전부터 각 대학은 홍보 기사를 내죠. 관심 없는 이들한테는 그저 ‘홍보성’이지만 수험생 학부모들은 기사 제목부터 꼼꼼하게 읽게 됩니다.
이런 기사에 단골손님 격으로 등장하는 말이 있죠. 바로 ‘취업률’입니다. 대학은 취업률에 민감합니다. 청년층 취업이 워낙 어려운 시기라 취업 실적을 따지는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취업률은 교육부에서 진행하는 대학 재정지원사업 평가 항목에 들어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역 대학 중 취업률 1위’, ‘취업률 해마다 상승!’ 이런 제목만 보고 “여기 가면 취직은 잘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 고교 진로진학담당교사는 “상담할 때 비슷한 평가를 받는 2, 3곳 학교를 놓고 학생이 고민하면 ‘‘취업률’도 고려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합니다. 한데 취업률 조사에서 말하는 취업의 범위와 학부모나 학생들이 생각하는 취업의 범위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대학 졸업자 취업률을 공식적으로 조사하는 곳은 한국교육개발원(이하 개발원) 교육통계연구센터입니다. 이곳에서는 1년에 한 번, 매해 12월31일 기준으로 전국 566개 고등교육기관의 취업률을 조사하죠.
많은 이들이 ‘취업률’이라고 하면 ‘직장에 소속돼 일하는 졸업생 비율’만 생각합니다. 한데 취업률에는 직장에 다니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뿐 아니라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를 기준으로 ‘해외취업자’, 국세청 자료를 기준으로 ‘1인 창업·사업자’, ‘프리랜서’, ‘개인 창작활동 종사자’ 등도 포함합니다. ‘개인 창작활동 종사자’는 왜 들어갈까 궁금하시죠? 이 분야는 기업에 취직하기보다는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연 1회 작품 활동을 하면 취업으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대학들은 보통 학교 홍보를 할 때 특정 학과 취업률보단 학교 전체 취업률을 말합니다. ‘지난해보다 취업률 상승!’이라고 할 때 직장을 구한 졸업생이 는 게 아니라 1인 창업·사업자 또는 개인 창작활동 종사자가 늘어난 것일 수도 있겠죠. 특히 최근엔 창업이 주목을 받으면서 1인 창업·사업자로 나서는 졸업생도 많아졌습니다.
개발원이 조사한 대학별, 학과별 구체적인 취업률이 궁금하시면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참고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졸업생이 택한 직업, 취업 형태(정규직/비정규직)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개발원 쪽은 이 내용 등을 포함하는 취업률 조사 변경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청연 <함께하는 교육>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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