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젠더감수성 기르는 수업, 어떻게?
‘남자다운 건 뭘까? 여자다운 건 뭐지? 그런 게 정말 있는 걸까?’ 이런 질문은 여학생과 남학생이 자신뿐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출발점이다. 최현희 교사는 “성별이나 장애 등 신체적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게 지도하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라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책 읽고 토론하면 성평등 수업 내용은 더 풍성해진다. <성 평등 하다는 것-엄마의 비밀>은 초등 1~4학년 대상 교양 도서로, ‘감정을 억제하는 게 남자다운 건가요?’, ‘남자 아나운서와 여자 아나운서의 나이 차이’, ‘우리가 쓰는 말에도 성차별이 있다’ 등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며 ‘성인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초등 고학년만 돼도 운동장 활용을 꺼리는 여학생들이 늘어나는데 이런 학생들 가운데에는 ‘여자는 원래 운동을 싫어해’라는 고정관념을 내면화해 몸 움직이는 것을 ‘부끄러운 것’으로 느끼게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서한솔 교사는 “열두살 소녀 ‘애스트리드’가 ‘롤러 더비’라는 스포츠를 통해 사춘기 성장통을 당차게 극복해 나가는 <롤러 걸>을 읽고 소감문 쓰기, 신체 활동에 대한 토론 등을 해보는 것도 좋다”며 “롤러스케이트를 잘 타게 되기까지 끊임없이 연습하고 도전하는 주인공을 보며 아이들은 남녀 상관없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초·중등 학생들에게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성평등’ 개념을 드라마나 광고 등 미디어를 활용해 접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한국여성민우회(www.womenlink.or.kr) 미디어운동본부는 학교·학부모·어린이 및 지역아동센터 방과후 수업 등을 통해 ‘미디어 낯설게 보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슬아 사무국장은 “성평등 개념을 교과서 암기하듯 배우면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며 “미디어에서 재현하는 여성과 남성의 모습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읽어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성평등 수업은 여자와 남자 사이 ‘갈등을 유발하는 교육’이 아닙니다. 성별을 이유로 차별 겪지 않고, 서로 어떻게 평등하게 관계 맺기를 할 것인가 고민하는 민주시민 교육이죠.”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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