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거의 끝나갑니다. 2월 초 졸업식이나 종업식을 마치면 여러분은 정든 학교나 친구들과 헤어지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 학년을 준비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운 만남을 준비해야 할 것은 친구 말고도 또 있습니다. 바로 참고서입니다. 참고서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교과서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대신 문제 양이 적은 ‘자습서’, 개념은 간단히 정리하고 다양한 문제를 수록한 ‘평가문제집’ 등이 대표적입니다.
초등학생, 특히 저학년이라면 부모님이 참고서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셔야 합니다.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통합 교과서로 공부하다 보니, 사실 어떤 출판사의 책을 골라도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므로 자녀의 수준에 맞는 문제집을 고르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처음 시작은 문제가 너무 많고 어려운 것보다, 쉽고 재미있는 교재가 좋겠지요. 특히 어린 학생들은 중요 개념들을 만화로 소개하거나, 사진과 그림 등 시각 자료를 잘 이용한 참고서를 훨씬 잘 받아들일 겁니다. 또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고르는 것보다 자녀와 함께 서점에 나가 비슷한 수준의 책들을 몇 권 보여주고 직접 선택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직접 고른 참고서라면 책임감을 갖고 공부할 테니까요.
중학교에 진학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학교마다 같은 과목이라도 각기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를 선택해서 배우게 되거든요. 특히 교과서 지문이 그대로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국어’나 ‘영어’는 반드시 교과서와 같은 출판사의 참고서를 사야 합니다. 그렇지만 수학이나 사회, 과학 같은 과목은 교과서가 다르다 해도 교육과정 핵심 내용은 다 수록하고 있는 만큼, 내용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꼭 출판사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참고서를 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보는 책, 입소문이 난 유명한 참고서를 무조건 덜컥 사들이는 ‘묻지마 구입’입니다. 특히 수학 같은 과목은 공식처럼 “어떤 출판사의 책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난 책은 잘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 참고서가 반드시 나와 잘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너무 어렵거나, 문제가 많아 질릴 수도 있거든요. 서점에 직접 가서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참고서의 내용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참고서를 사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돈도, 공부 시간도 한정되어 있는데 무조건 많은 참고서를 사는 건 낭비에 가깝습니다. 참고서는 어디까지나 ‘참고’를 위한 책이지 공부의 기본은 여전히 교과서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수준과 과목별 특성에 맞춘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겠지요. 교과서 내용 이해가 필수적인 국어나 영어 같은 경우는 교과서와 같은 출판사의 ‘자습서'를 갖추는 것이 유용합니다. 자습서는 앞서 말했다시피 교과서 전문을 수록한 뒤 여기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담고 있거든요.
수학의 경우 출판사별 자습서 선택이 필수는 아닙니다. 오히려 개념을 탄탄히 해주는 기본서와 유형별로 많은 문제를 수록한 문제집 가운데 자신의 현재 수준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수학 교과서와 익힘책으로 무리 없이 개념정리를 한 학생이라면 바로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유형별 문제집을 선택하세요.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교과서를 공부한 뒤, 다시 개념서로 한 번 더 기초를 다진 다음 문제풀이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회나 과학 등은 내용 정리와 문제가 적절히 섞인 참고서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사회, 과학은 내용 이해를 위해 시각 자료 등을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는 참고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새 학기 학습의 동반자가 되어줄 참고서, 신중하고 꼼꼼하게 선택한 뒤 알차게 이용하길 바랍니다.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