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에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이 사용돼 있다. 교육부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라는 표현 대신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기술했지만 진보와 보수 간의 치열한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당초 알려진 46명에서 15명 축소
보수 성향·원로 명예교수 일색
현대사 집필진 전원 ‘비전공자’
보수 성향·원로 명예교수 일색
현대사 집필진 전원 ‘비전공자’
28일 국정 교과서와 함께 이를 집필한 31명의 집필진이 공개됐다. 당초 46명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15명이 축소돼 24명의 학자와 7명의 교사(현장교원)로 구성됐다. 고령의 명예교수, 뉴라이트 학회 회원, 역사 비전공자 등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미 공개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외에도 대부분 고연령의 명예교수 및 보수 성향 원로 역사학자 등이 다수 포함됐다. 언론에 이미 알려진 서영수 단국대 명예교수, 허승일 서울대 명예교수, 윤명철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박용운 고려대 명예교수, 손승철 강원대 교수,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재범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이 집필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 정경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최성락 목포대 고고학과 교수, 고혜령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이상태 국제문화대학원 대학 석좌교수, 신명호 부경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윤영인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연민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도 포함됐다.
특히 현대사 부분의 집필진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명의 집필진 중 현대사 집필진은 총 6명인데 법, 경제, 북한학, 정치외교학,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 등 비역사학과의 교수로 현재 재직 중이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법 전공),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정치학 전공),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경제학 전공),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경제학 전공),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정치외교학 전공),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사학 전공) 중 사학 전공자는 1명이며 이마저 군사학 전문가다.
24명의 교수 및 학자 집필진은 선사 및 고대 4명, 고려 3명, 조선 3명, 근대 3명, 현대 6명, 세계사 5명으로 꾸려졌고, 교사 집필진은 선사 및 고대 1명, 고려 2명, 조선 1명, 근대 1명, 근대 및 현대 1명, 세계사 1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국사편찬위원회가 총 47명의 집필진을 구성했다고 발표한 뒤 자진 사퇴한 고교 상업 교사 1명을 제외하면 총 46명의 집필진이 발표돼야 하지만, 이날 공개된 집필진은 15명이 축소된 31명에 불과했다.
이 중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 회원이 현재 확인된 것만 3명,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연구하고 발표한 인사가 2명이다. 교육부가 깜깜이 ‘복면 집필’을 고집해 온 이유는 이처럼 원로 명예교수, 비전공자,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 등이 다수 포함된 사실이 일찍 알려질 경우 편향성 문제 등이 제기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인원배분이 현대사에 집중돼있는 점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 300여쪽의 교과서 중 50쪽에 해당하는 현대사 부분에 24명 중 6명의 집필진이 배치됐다. 50쪽 분량인 고려사나 조선사에 3명의 인원이 배치된 것에 비하면 현대사 분야는 두 배 가량 많은 인원이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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