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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뮤지컬 보며 배우는 ‘2만원 용돈 똑똑하게 쓰는 법’

등록 2016-10-18 09:31수정 2016-10-18 09:40

[함께하는 교육] 색다른 경제금융교육

매달 용돈 주는 부모들 많지만
현명하게 쓰는 법 알려주진 못해
딱딱한 경제교육, 뮤지컬로 풀어

정기적금통장, 용돈기입장 활용 등
현명한 소비·저축 습관 길러주게 해

10월10일 경기도 남양주 동곡초등학교 다목적실에서 3, 4학년 학생들이 ‘찾아가는 3인 경제뮤지컬’ 공연을 보고 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10월10일 경기도 남양주 동곡초등학교 다목적실에서 3, 4학년 학생들이 ‘찾아가는 3인 경제뮤지컬’ 공연을 보고 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저는 일주일에 1000원을 받는 게 용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고 싶은 것들도 많은데 아이스크림이 하나에 500원, 거의 이런데 일주일에 1000원이면 아이스크림을 3번도 못 먹으니까입니다.”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부모에게 내민 ‘용돈 기안서’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아이는 용돈이 부족한 이유를 설명하며 빨래 개기, 마트 가서 물건 사오기 등 집안일로 용돈을 벌겠다고 제안했다. 초등생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 ‘맘앤톡’의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690명 가운데 자녀에게 주는 용돈이 한 달 기준 ‘1만~2만원’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용돈 금액과 주는 시기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이가 “자녀와 상의해 결정한다”고 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건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하지만 돈을 소비하고 관리하는 법까지 제대로 알려주는 건 쉽지 않다. 아이들도 경제 분야는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여긴다.

10월10일 경기도 남양주 동곡초등학교에서는 ‘찾아가는 3인 뮤지컬’(이하 3인 뮤지컬) 공연이 열렸다. 다목적실에 옹기종기 앉은 120명의 3, 4학년 학생들은 깔깔대며 공연 내내 집중했다. 이 공연은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무료로 진행했으며 ‘현명한 소비’, ‘저축’, ‘용돈기입장 쓰기’라는 주제를 다뤘다.

‘다 팔아요 문방구’에 물감을 사러 간 주인공 슬기. 아이돌 ‘방탄소년탄 한정판 리패키지’ 앨범이 나왔다는 주인아저씨 말에 흔들린다. 둘 다 사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슬기는 가장 싼 중고 물감을 고르고 앨범도 손에 넣는다. 하지만 집에 가져와 보니 물감이 굳어서 사용할 수 없었다. 아빠한테 혼이 난 뒤 다시 문방구에 가서 질 좋은 전문가용 물감을 고르려다가 오빠 충동이의 조언을 듣고 학생들이 쓰기 적합한 중간 가격대의 물감을 샀다.

이처럼 공연은 아이들이 한 번쯤 했을 법한 고민을 에피소드로 쉽게 엮어냈다. 한정판 물건을 통해 ‘희소성’ 개념을 익히고, “소비할 때 미리 계획을 세워서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사되 품질과 가격을 꼼꼼히 봐야 한다”는 등 ‘현명한 소비법’을 알려줬다.

조수인양은 “한 달에 용돈 2만원을 받는다. 지난해부터 용돈기입장을 쓰기 시작했는데 한 달 동안 쓴 걸 보니 주로 학원 끝나고 간식을 사 먹거나 친구 생일 선물 사는 데 지출한다는 걸 알았다”며 “이번 기회에 처음 용돈을 받을 때 구체적으로 얼마를 남기자는 목표를 정하면 좀 더 알뜰하게 돈을 쓸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뮤지컬 대본은 협의회 연구원과 극단팀이 현직 교사에게 자문해 직접 썼다.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겪을 법한 내용으로 구성해 공감대를 끌어내고 학생들이 스스로 소비패턴을 돌아보고 저축 습관을 들일 수 있게 방점을 찍었다.

‘저축’을 주제로 한 공연은 어린이날 선물로 태블릿피시를 받고 싶은 남매의 사연이었다. 아빠는 빈 통장을 내밀며 40만원짜리 태블릿피시의 절반 금액을 모으면 나머지 금액을 지원해준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모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 것. 해결책으로 정기적금으로 저축하는 방법과 용돈기입장을 쓸 때 필요한 ‘5대5’ 법칙 등이 제시됐다. 돈을 일정하게 모으는 습관을 기르는 동시에 돈을 낭비하지 않는 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5대5 법칙은 용돈을 처음 받을 때 절반은 따로 떼서 저축하고 나머지 절반은 계획을 세워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어른도 매일 가계부를 쓰는 것이 만만치 않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3막으로 진행한 공연에서 마무리는 강사가 나와 퀴즈 형식으로 정기적금, 5대5 법칙 등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게 꾸려졌다. 60년 넘게 용돈기입장을 쓰며 돈을 다스렸고 50조원이 넘는 자산을 모은 카를로스 슬림,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 기부왕이기도 한 빌 게이츠 등 모범적으로 소비를 한 사람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정지훈군은 “공연을 보고 정기적금 통장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노트북을 사고 싶어서 돈을 모으는 중인데 아직 한참 모자란다”며 “정기적금은 일정 기간 규칙적으로 돈을 저축하고 이자까지 받으니 돈을 모으기가 더 수월할 거 같다”고 했다.

올해로 3년째 진행 중인 3인 뮤지컬은 현재까지 서울·경기 지역 34개 학교에서 공연했다. 도심보다 문화소외지역을 위주로 공연을 다닌다. 뮤지컬 공연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량우 교사는 “4학년 경제교과 단원에서 소비를 배우고 있다. 이 공연에서 용돈기입장을 적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니 집에서 부모와 함께 용돈기입장을 써보고 경제관념도 길러질 것”이라며 “학교 근처에 공연장이 없어서 차를 타고 나가려면 시간이 걸린다. 학교에 직접 찾아와 해주니 이동하는 품도 덜 들고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고 했다.

협의회 박홍신 사무국장은 “아이들은 금융 얘기만 꺼내면 어렵다 하고 내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강의식으로 집합교육을 했을 때는 학생들이 학교 교육의 연장선으로 생각해 지루해했다”며 “뮤지컬에 내용을 담아 전달하니 흥미로워하며 우리 실생활 속에 경제와 금융이 밀접하게 있다는 걸 자연스레 받아들인다”고 했다.

협의회는 초등학생 대상의 3인 뮤지컬 외에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맞물려 진로 프로그램 ‘유턴’도 운영한다. 신용, 금융사기 등 금융지식을 뮤지컬 형식으로 알려주고 다양한 직업 소개와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을 관람하고 싶은 학교는 협의회 누리집(www.fq.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3인 뮤지컬 공연은 서울·경기 지역만 가능하며 올해는 신청이 마감됐다.

청소년이 알아두면 좋을 경제상식

희소성: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킬 만큼 자원이 충분히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정기적금: 정해진 기간 일정 금액을 매월 적립하고 만기일에 약정금액을 받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전형적인 적립식 예금이다.

이자: 남에게 돈을 빌리거나 빌려준 대가로 주고받는 일정한 비율의 돈을 뜻한다.

마이너스대출: 거래 중인 은행의 통장을 이용해 일정 금액을 수시로 빌려 쓸 수 있는 대출제도를 뜻한다.

신용: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금융시장에서는 빌린 돈을 제때에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신용등급: 금융 회사는 고객에 대해 수집한 신용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에 대해 등급을 매기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우량 고객으로 평가한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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