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교육뉴스 설명서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고2 학부모의 질문이 많이 올라옵니다. “우리 애도 곧 수험생인데 정보를 얻고 싶다”는 내용입니다. 입시는 그해 독립 시행이라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난해 경향이 크게 바뀌진 않습니다. 고2 학생들이 올해 입시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이유입니다.
올해 입시 관련 뉴스에서는 ‘수시모집’, ‘학생부’가 핵심어입니다. 올해 대입에서 수시모집 비율이 70%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서도 학생부 위주 전형(학생부교과·학생부종합)으로 모집하는 인원이 수시모집 선발 인원의 85.8%나 될 정도로 많습니다.
수시모집 가운데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 등이 큰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뉴스가 ‘종합전형=비교과’, ‘교과전형=내신’이라는 식의 제목을 뽑습니다. 그런데 입학요강 등을 들여다보면 그 요소들을 비롯해 다른 항목들까지 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대표적인 오해 가운데 하나로 “종합전형은 내신을 안 보고, 교과전형은 내신만 본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종합전형이라도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진학하려면 내신 3.5등급은 돼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경기도 한 고교 교사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반 아이가 특정 분야에서 워낙 활동을 열심히 해서 나라에서 주는 상을 여럿 받았는데 내신이 4등급이었다. 한 대학에 전년도 입시 결과 등 문의를 했더니 솔직히 아무리 큰 상을 받아도 4등급은 힘들다고 충고하더라.” 각종 뉴스를 통해 낮은 내신으로 종합전형에서 합격한 사례를 접하고 ‘나도 가능하겠지’ 꿈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특별한 사례라 소개됐다는 것쯤은 알아두세요.
교과전형인데 비교과를 챙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세대 학생부교과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 성적으로 3배수를 뽑고, 2단계 평가 대상자에 한해 교과 70%와 비교과 3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종합전형을 생각 중인데 비교과 활동상 등이 화려해서 수능은 접자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합니다. 서울대, 고려대(안암), 서강대, 연세대(원주), 이화여대 등 31개 대학 종합전형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대학 1곳당 전형 개수가 최대 6개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대입 전형 간소화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간소화’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입시는 여전히 복잡하죠. 예비수험생들이라면 이 전형이 종합전형인데 실제는 내신+비교과+수능성적 등을 다 신경 써야 하는 ‘무늬만 종합전형’은 아닌지 잘 살펴야 합니다. 그렇잖아도 공부할 게 참 많은데 전형 이름 뒤에 숨은 진짜 전형요소까지 공부해야 하는 슬픈 현실입니다.
김청연 <함께하는 교육>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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