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내.선.생’ 진행자들
“제가 지금 현직 교사라면 신상이 노출될까봐 인터뷰 응하기도 힘들었을 거예요.”
지난 8일 만난 ‘내가 니 선생이다. 내.선.생’(이하 내선생) 진행자 ‘안과장’의 말이다. 안과장을 포함한 진행자들은 각각 ‘김프로’, ‘개밥’, ‘생선’이라는 애칭을 쓴다. 좀 더 허심탄회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각각 기간제 교사, (한때 기간제 교사였던) 제조업 종사자, 사무직, 사업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교육학을 전공했고, 교사가 되고 싶었거나 되고 싶다는 것,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학교가 가르치고 있는 것, 가르쳐야 하는 것’ 등 학교가 들려주지 않은 진짜 학교 이야기를 들려주려 방송을 만들었다. 안과장은 “주제는 학사일정에 최대한 맞춰 정하고, 중간에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교과 주제를 다룬다. 원래 학생들이 잘 이야기하지 않는 내용을 부모들한테 알려준다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이 팟캐스트는 청소년 성형과 외모지상주의, 여름방학 특집-마음까지 쉬게 할 휴식 방법, 꿈을 추구할 자유(진로교육) 등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진행자들은 100만원짜리 과외를 받고도 수학을 포기했던 순간, 수학여행 추억담, 고3 생활의 어려움 등 학창 시절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교과를 주제로 할 때도 단순히 과목별 학습법만을 이야기하기보다 ‘도대체 수학공부는 왜 하는 걸까?’, ‘사회문화,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등 기본적으로 특정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목적이나 이유부터 알려준다. 왜 그 과목을 배워야 하는지 모른 채 기계처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개밥은 “실제 고3 학생이 방송 후기를 남겼다. 윤리와 사상에 관심이 많아서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뤄달라는 것과 현행 평가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지적했다. 요즘 애들 보면 입시 위주로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려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접하니 신선했다”고 말했다.
생선은 “개밥은 학교에 근무하는 만큼 내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정책이나 학교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머지는 학교 바깥에 있는 외부인으로 교육에 대해 눈치 안 보고 가감 없이 비판할 수 있어 더 자유롭다. 앞으로 교사 조직의 문제점, 입시 제도 등의 주제도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교과서 톺아보기’ 식으로 현재 교육과정을 기존의 교육과정과 비교 분석하면서 예전에 있었지만 어느 순간 빠진 주제, 반드시 가르쳐야 할 내용 등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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