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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4년제서 뒤늦게 ‘유턴’ 말고, 실속학과로 ‘직진’하세요

등록 2016-07-25 20:19수정 2016-07-25 21:39

전문대 입시 요모조모
9월 초 전문대 수시1차 접수 시작해
새 산업구조 맞춤한 이색학과들 있어

학교별 내신 반영학기, 과목 등 달라
반영비율 등 꼼꼼히 잘 살펴 지원해야
교차지원 폭 넓다는 점도 잘 활용하길
기업과 채용약정 유효한지 확인도 필수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에서 각 전문대학 부스별로 학생들이 전공 관련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에서 각 전문대학 부스별로 학생들이 전공 관련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박람회장 한가운데서 ‘윙윙’ 소리를 내며 드론이 천장을 날아다닌다. 건너편 부스에선 케이팝을 열창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7월15일,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주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풍경이다. 부스마다 각 전문대학이 마련한 학과 관련 체험활동에 학생들이 즐거워하며 참여하고 있었다.

경제난에 따른 낮은 취업률과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인식 변화로 전문대학에 눈을 돌리는 수험생이 많아지고 있다.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으로 재입학하는 ‘유턴입학’도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인하공업전문대학 자동차과 1학년 임효준씨는 일반고에서 내신 2등급대 성적이었다. 주변의 4년제 대학 진학 권유에도 스스로 전문대를 선택한 경우다. 임씨는 평소 “대학을 가는 이유가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라고 생각했고, 빨리 취업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고 했다. 자동차과는 입학설명회를 통해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여러 신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점’에 매력을 느껴 선택했다.

2017학년도 전문대 모집정원은 총 21만4857명이다. 현실적으로 교육특구를 제외한 일반고 학생의 절반은 전문대를 지원하고, 실제 진학한다. 9월8일부터는 전문대 수시 1차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전문대는 정원의 84.2%를 수시모집(1·2차)으로 선발한다. 4년제와 달리 지원 횟수에 제한이 없지만 이중 등록이 안 되고, 일단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은 동일하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수시 1차가 수시 2차에 비해 뽑는 인원이 많고, 합격 커트라인도 낮은 경향이 있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전문대 입시의 특징은 대부분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학교마다 내신 반영 학기와 과목, 비율이 다 다르고 교차지원의 폭도 넓다는 점이다. 도농고 강효자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전문대 입시에서 성적 반영 방법이 제각각인 게 불편할 수 있지만, 자신의 성적에 좀 더 유리한 학교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아이들 입장에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자세한 전문대 입시 정보는 전문대학포털(www.mycollege.kr)과 해당 대학 누리집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에서 각 전문대학 부스별로 학생들이 전공 관련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에서 각 전문대학 부스별로 학생들이 전공 관련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 한 분야 집중한 특성화대학 있어

전문대 가운데에는 새로운 산업 수요에 발맞춘 특성화학과나 맞춤식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주목받는 로봇과 3D기술 관련 학과를 비롯한 재난안전, 노인헬스케어, 자동차손해보상 등 이색 학과들이 새로 개설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학 전체적으로 한 분야에 집중해 전문성을 높이고 취업에도 유리한 특성화대학이 있다. 한국승강기대학교는 거창승강기밸리를 거점으로 한 국내 유일 승강기 특성화 대학이다. 승강기공학부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1학년 2학기 시작 전에 승강기설계·설치·관리 등 전공 분야를 결정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내수에 기반한 국내 승강기 산업의 특성상 지속적인 일자리가 보장되고, 검사?인증기관, 완제품 및 부품생산, 건축?설계?감리분야 등으로 다양하게 취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특성화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 역시 자동차 계열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자동차개발·튠업제어·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디자인·제어및진단기술·디지털튜닝·모터스포츠 가운데 희망 전공을 선택한다. 아주자동차대학 기획처 김태형 과장은 “기업에서 원하는 주문식 교육을 하는데 2016년 2월 졸업생 기준으로 졸업 이전 취업이 확정된 학생이 246명(모집정원 500명)이고, 취업자는 벤츠?아우디?기아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 분야로 80~90% 이상 진출한다”고 했다.

국내 유일 회계세무특성화대학인 웅지세무대학교는 공인회계사·세무사·세무공무원의 높은 합격률로 이미 유명세를 떨쳤다. 회계세무계열로 통합 모집 뒤 1-2학기에 회계사·세무사·7급 공무원 과정으로 전공을 나눈다. 학교수업만으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기숙사 생활과 야간자율학습 형식의 독특한 학사관리시스템을 운영한다.

전문대 가운데 유일한 국립대인 한국복지대학교도 있다. 한국복지대 교무처 담당자는 “수화통역과를 비롯한 사회복지, 장애상담·행정·유아보육·의료보장구 등 사회소수자를 위한 통합교육과 학습지원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학과별로 일반전형과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특별전형으로 나뉘어 있다. 장애인행정과?장애상담과?장애인레저스포츠과는 장애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국립이라 등록금이 저렴하다.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에서 각 전문대학 부스별로 학생들이 전공 관련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 2016’에서 각 전문대학 부스별로 학생들이 전공 관련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 간호, 공학계열 등 특성화 학과도 살펴보길

전문대 수험생과 유턴 입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공은 단연 간호?보건계열이다. 서울관광고 박흥서 진로상담교사는 “직업전문성과 높은 취업률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간호?보건 관련 학과는 평균 내신 2~3등급 이상의 학생이 합격률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공학계열에는 지역 인근 기업과의 협력과 주문식 교육으로 높은 취업연계율을 보이는 학과들이 있다. 신성대학교 제철산업과는 현대제철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제철산업 관련 전문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신성대 제철산업과 김재근 학과장은 “취업자 85% 이상이 현대제철·포스코와 같은 대기업에 취직했다”며 “작년 11월부터 고교-전문대로 이어지는 3+2 통합교육 프로그램 ‘유니테크’를 시작했는데 취업보장형으로 매년 24명씩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연암공과대학교는 엘지(LG)그룹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현장에 맞는 맞춤형 교육 개설로 졸업생의 50% 이상이 엘지 계열사에 취업했다. 특히 스마트융합학부는 엘지전자와 업무협약을 맺어 신입생 전원 1-1학기 장학금이 지원되며, 엘지 계열사에 연구개발직이나 사무기술직으로 취업 지원이 가능하다. 올해부터 스마트소프트웨어학과와 스마트전기전자공학과로 분리 모집한다.

울산과학대학교는 현대 계열 재단에서 운영하며, 인근 울산지역 기업과의 교류를 통해 70여개 업체와 산학협력을 맺고, 가족회사들과 현장실습을 연계하고 있다. 이 대학 기획처 조기익 과장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와 협약을 맺어 환경화학공업과(5명)와 전기전자공학부 반도체응용전공(40명)은 맞춤형 교육 후 채용인원을 약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관광?뷰티 분야에서도 ‘관광(대명)리조트과’, ‘박승철헤어과’ 등 특정 기업 이름이 들어간 학과들이 있다. 보통은 해당 기업에 취업 지원 혜택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관심 있다면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대들도 정원 미달에 따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률과 산학협력기관을 내세워 홍보하는 학교가 많다. 대학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연이은 경기침체로 협력기업과의 업무협약이나 채용약정형 계약학과들이 사라지는 추세다. 관심 대학은 대학알리미를 통해 실제 취업률을 확인해보고, 대학 관련 부서에 문의해 협약 기간이나 사업 종료 여부 등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은애 <함께하는 교육> 기자 dmsdo@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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