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대학, 어떤 곳 있을까
반드시 대학에서만 학문을 연구하고 터득하란 법은 없다. 최근 들어 대학 밖에서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열어두는 ‘대안대학’들이 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열린 플랫폼을 지향해 누구나 강의를 개설하고 들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의 일방향적 교수-학생 개념이 무너진 셈이다. 강사가 앞에 나서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도 있지만 강사 없이 학생들끼리 토론하면서 공부하는 방식의 수업도 많다.
‘밀린일처리해볼과’, ‘바퀴에 미친 돌+아이들 이야기’, ‘세상좀알아볼과’. 열정대학(www.passioncollege.com)에서 개설한 학과 이름이다. 이 학교는 하고 싶은 일을 모두 과목으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학교다. 20대 진로프로그램은 물론 취미·독서·봉사 등 다양한 과목이 개설 중이다. 입학 뒤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모두 선택과목으로 만들어 원하는 학생과 함께 활동할 수 있다.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다면 전공과목을 만들면 된다. 본부에서는 매 분기 ‘죽음학과’, ‘행복학과’ 등 진로 관련 전공도 운영한다. 장항준 영화감독이나 박문성 스포츠해설가 등 전문가들이 특강을 통해 해당 분야 이야기도 전한다. 현재 23기 입학생을 모집중이다.
지난해 문을 연 신촌대학교(facebook.com/SinchonUniv)도 열정대학과 비슷하다. ‘문턱 없는 대안적 학문공동체’를 지향하는 이 학교에서는 누구나 필요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를 하나의 담론, 학문으로 다뤄보자는 취지의 ‘4·16학과’, 자전거, 카약 여행 정보 등을 알려주는 ‘아웃도어학과’ 등이 있다. 최근 총선을 맞아 ‘청년들의 20대 국회의원 도전기’를 주제로 ‘불금특강’을 열기도 했다. 얼마 전 은평대학과 노량진대학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건명원(www.gunmyung.or.kr)은 문화예술분야의 인재육성을 위해 (재)두양문화재단에서 설립한 학교다. 19~29살 청년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인문-과학-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응답하라 호모 사피엔스!’, ‘예술적 삶 예술적 시선’, ‘도덕경과 지배자’, ‘라틴어와 로마문명’ 등의 강의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공감과 협력의 교육’을 표방한 교육공동체 지식순환협동조합(cafe.naver.com/freeuniv)도 있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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