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렇게 준비하세요!
‘내가 완벽하지 못한 걸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이 알아차리면 어쩌지?’ 학기 초, 많은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이런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서준호 교사는 “완벽한 사람은 없듯 완벽한 교사도 없다. 교사들이 그 두려움을 부족함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것 자체로 인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서 교사의 경우, 3월 학기 초에 아이들에게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내가 진짜 바라는 선생님의 모습’에 대해 적어보라고 말한다. ‘재미있게 해주세요’, ‘똑똑한 아이로 키워주세요’ 등 아이들이 적은 것들을 보면 화가 난다. 교사가 다 해주면 좋겠지만 그 많은 걸 다 해줄 수 있는 교사는 없기 때문이다. 답변을 읽어본 다음에는 아이들에게 다른 새로운 포스트잇을 나눠주면서 ‘이번에는 학생이라면 어떻게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적어보세요’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지각하면 안 돼요’, ‘복도에서 뛰면 안 돼요’ 등 다양한 의견을 적는다. 서 교사는 “이런 의견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이걸 다 할 수 있는 학생 있으면 일어나볼래?’라고 물어본다”며 “아무도 일어나지 못할 텐데 그때 ‘너희들이 완벽하지 않듯 교사인 나도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했다. “학생들이 6년 동안 여러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좋은 점은 개별 선생님마다의 다른 장점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해줍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부분에서 장점이 있으니까 나와 1년 동안 지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 배울 수 있을 거다’라고 말해주죠. 학부모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말씀을 드리고요.”
김연민 교사는 3월 학기 초 동료 교사들에게 ‘기록습관’을 들여두기를 권했다. 김 교사는 “블로그 등에 기록을 해두는 게 과시를 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지만 교사에게 기록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과거 실수를 바로잡으려면 기록이 필수”라고 했다. “경력이 20년 넘는 교사들에게 노하우를 들어보려고 하면 ‘내가 경험은 많고 뭔가 많이 했는데 정리가 안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공개로 해도 좋으니 학기초부터 수업일지 적는 습관을 들여두고 나중에 올해 실천했거나 실천 못한 일들을 회고할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같은 때는 학기 초에 아이들과 에스엔에스(SNS) 이용규칙을 만들어두는 것도 좋다. 학교폭력 문제 등이 이런 온라인 소통창구에서 일어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학기 초에 ‘선생님도 에스엔에스 단체방에 초대해달라’고 하고, ‘대신 선생님은 이 방에서 간섭을 하거나 말을 하진 않겠다. 함께 있기만 하겠다’ 등의 제안을 하고, 규칙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다.
생각의 전환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직생활에서 3월 학기 초 긴장이 없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김연민 교사는 “새학기 증후군은 심하면 병이 되지만 관점에 따라 아이들과 즐겁게 한 해 보내게 되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주변에 멘토가 될 만한 동료 교사들과 소통하면서 교사 혼자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보라”고 했다. 김청연 <함께하는 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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