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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몸만 한 교실에? 장애학생도 함께 꾸리는 교실 돼야

등록 2015-12-21 20:22수정 2015-12-22 10:24

장애ㆍ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즐기며 공부하는 군산 신흥초 조은 교사의 통합수업 모습. 학생들이 색종이를 이어붙여 긴 꼬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조은 교사 제공
장애ㆍ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즐기며 공부하는 군산 신흥초 조은 교사의 통합수업 모습. 학생들이 색종이를 이어붙여 긴 꼬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조은 교사 제공
장애학생 통합수업 우수사례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발달장애,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를 구분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발달장애는 정신·지적 발달이 연령발달 수준과 맞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뇌성마비, 자폐, 다운증후군 등이 모두 발달장애에 속한다. 지적장애는 발달장애의 일종으로 학습 능력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지능 발달상의 장애를 말한다. 지체 장애는 신체적 운동기능에 장애가 있는 것을 가리킨다.

장애·비장애학생 함께 공부
‘통합교육’ 말처럼 쉽지 않아

음악·미술 등 소통 프로그램으로
학생들 사이 마음의 벽 허물고
장애인 저자가 쓴 수필 등 읽으며
불편한 사람 관점에 서보기도

교육현장에서는 장애이해교육, 장애인권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특수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통합교육’이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통합교육인데, 말처럼 쉽지가 않다. 물리적으로 한 공간 안에 있는 것을 넘어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모두 배울 수 있는 수업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9~20일 전북 전주에서는 ‘전국 장애학생 인권보호 우수사례 발표대회’가 열렸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선별한 우수사례 1편씩, 모두 17개 사례를 놓고 열린 전국 발표대회였다. 특수교사들의 연구 사례 가운데 단연 눈에 띈 것은 효과적인 통합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수업모델이었다.

전북 군산 신흥초 조은 교사는 ‘자신있게! 당당하게! 마음이 따뜻한 우리들’이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통합교육 수업사례를 발표했다. 음악·미술·푸드아트·놀이 등 4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한 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장애·비장애 학생들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서로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벽을 허물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장애 학생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비장애 학생들의 마음에도 억울함이 쌓입니다. ‘왜 장애 아이들이 나에게 주는 불편과 피해를 참아주어야 하는가’ 같은 것이죠. 한편 장애 학생들 역시 위축이 됩니다. 다른 친구들이 자신을 불편해하는 것을 느끼다 보면 특수학급 교실 안에서는 활발한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만나면 말수가 적어지기도 하죠.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에게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는 여유를 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죠.”

실제로 조 교사의 수업은 놀이수업에 가깝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업은 학생들의 긍정적 변화도 이끌어냈다. 조 교사는 “특수학급이 아닌 다른 반에 가서도 담임교사나 친구들에게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기 시작하는 장애 학생들이 많아진 것이 유의미한 변화”라고 말했다.

조 교사의 수업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중학교에서 다른 교과의 수업과 협력해 통합학급 수업을 하는 교사도 있다. 특수학급의 학생들은 장애의 경중에 따라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들어 있는 수업은 같이 듣는다. 군산 회현중 고해리 교사는 다른 교과의 교사들과 협력해 ‘교과통합’ 형식으로 통합수업을 진행한다. 교과서에서 장애인이었던 고 장영희 교수의 수필 <괜찮아>를 읽으며 몸이 불편한 사람의 관점을 생각해 보고, 사회 시간에 ‘평등’이라는 개념을 배우며 장애 학생들과의 관계를 다시 고민해보게 하는 식이다. 이런 수업 뒤에는 고 교사가 다른 학급을 돌며 장애 인식·인권 교육을 진행한다. 이런 수업은 비장애 학생들의 인권 인식을 높여주는 동시에, 비장애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장애 학생들은 자신을 가르치는 교사가 다른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장애에 대해 교육을 하는 모습을 보며 편안함을 느끼기도 해요. 일면 안심하기도 하고요. 익숙한 선생님이 있어 편하기도 하고, 이전보다 쉽게 친구들에게 다가가요. 반면 비장애 학생들에게는 장애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너무 크게 느끼지 않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경을 쓴 선생님도 넓은 의미에서는 시각에 불편함이 있는 것이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넓은 의미로는 분노조절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식이죠. 이렇게 설명하면 학생들이 장애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가 심한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도 진행한다. ‘하이파이브’와 같이 장애 학생이 좋아하는 행동을 함께 해주거나, 배식받는 우유를 가져다주는 등의 단순한 실천 방안도 장애 학생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그 학생과 ‘교감’할 수 있는 길을 터줄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장애 학생들이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지 않으면 스스로 설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기 어렵습니다. 특수교사와만 수업을 하면, 자신은 항상 특혜를 받는 쪽으로 오해를 하기 쉽죠. 수업 시간에 졸면 혼나고, 외출증 없이 밖에 나가면 안 되는 등 사회생활에서의 규칙을 알려주기에도 좋지요. 비장애 학생들에게는 인권과 평등, 공존에 대해 배울 수 있게 합니다.” 고 교사의 말이다.

정유미 '함께하는 교육'기자 ymi.j@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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