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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보다는 전반적인 태도 살펴야
형식보다는 전반적인 태도 살펴야
Q : 이제 만으로 5년4개월 된 여아를 키우고 있습니다. 기질적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내성적이며 고집이 센 편입니다. 그리고 자기 감정에 대해 확실히 말을 하는 아이입니다. 요즘 제가 회전근개파열로 어깨가 많이 아픈데, 아이가 장난하면서 제 팔을 잡아챘습니다. 엄마가 아파하는데도 아이는 그냥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태도였습니다. 시간이 좀 흐른 뒤 아이에게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사과를 꼭 해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런 말 안 듣고 싶다”며 다시 저쪽으로 갔습니다. 아이가 유독 사과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A : 학령전기 아동에게 도덕을 가르치고,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며, 사과할 수 있도록 훈육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만, 적절한 방법과 강도로 교육해야 하겠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듯합니다. 사과하는 말을 하느냐 안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괴롭게 하는 것에 둔감해지지 않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엄마를 아프게 했다면, 아이에게 “네가 엄마를 아프게 해서 엄마가 마음이 안 좋다. 엄마는 사과를 받고 싶구나!” 하는 식으로 부드럽게 타이르는 게 좋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과도하게 쑥스러워하거나, 사과하는 말을 강요받는 것이 싫어서 사과를 안 하게 되기도 합니다. 사과의 형식보다는 아이의 전반적인 태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답니다. 아이가 미안해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이를 용서해주며 이를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도록 배우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도덕 교육은 부드럽고 꾸준한 교육으로 체득됩니다. 강요나 체벌로 체득된 도덕은 쉽게 변질될 수 있습니다.
박진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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