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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학사 두둔’ 국사편찬위원장, 뉴라이트 집필진 꾸릴 우려

등록 2015-10-13 19:32수정 2015-10-16 15:13

집필진 구성 어떻게 할까
정부가 2017년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선언하면서, 국정 교과서 집필진이 어떻게 구성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근현대사 집필진 면면을 보면 ‘박근혜 교과서’의 내용과 품질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한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들은 국정 교과서가 ‘교학사 교과서’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극좌·극우 배제” 김 위원장
2013년 교학사 파동때 필진 감싸
권희영·이명희 등 참여땐
‘교학사 교과서’ 재판 우려 나와

김정배·이배용·김호섭이 주도할
심의위 구성도 벌써 논란거리

국사편찬위원회는 13일 “조만간 국정 교과서 집필진의 구체적인 자격요건을 정해 학회와 연구소, 대학 등에 초빙 공모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사편찬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위원장께서 개인적으로 (집필진을) 만나서 의견을 들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브리핑에서 “어느 정도 내락을 받은 분(집필진)들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학계 안팎에서는 심지연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12일 “근현대사에는 역사가만이 아니고 다양한 분야 전공자를 초빙할 것”이라며 요건으로 ‘학문적 업적’ ‘명예교수’ ‘국정교과서 집필 경험’ 등을 거론했다. 심 교수는 한국 현대 정치 전공으로, 7차 교육과정(2000~2008년) 때 국정 중학교 국사 교과서를 집필했다.

일각에서는 2013년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집필진에 포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뉴라이트 성향의 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 허동연 경희대 한국현대사연구원장 교수 등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국정화 반대 선언을 한 상태라 ‘학자 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김정배 위원장이 13일치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전교조처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인사를 포함해 극좌는 물론 극우 인사도 집필진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우려를 더한다. 현재 검정 교과서 집필자 가운데 꽤 많은 수를 차지하는 전교조 교사를 배제할 뜻을 밝힌 것이다. “극우도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교학사 집필진을 ‘극우’로 배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 위원장은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 당시 “(교학사) 필자들의 역사관이 지난 10여년간 우리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문제 삼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임이 분명하다”고 교학사 교과서를 감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좌로나 우로나 비판을 받는 분들을 집필진에 포함시키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며 “국편도 이념적 논쟁으로 번지지 않고 좋은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편에 균형있는 역사관과 실력을 겸비한 연구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진의 견해’가 집필진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배경식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교학사 교과서 파동 때나 국정화 전환 논란 때도 실무진들은 정부 입김을 막으려고 노력했으나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정 교과서 집필 과정에서 교과서 검토와 자문, 수정·보완 요구를 맡게 될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위원회’ 구성도 논란거리다. 김정배 위원장,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등 심의위를 주도할 역사 연구 세 기관의 기관장들이 모두 이념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탓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김정배 위원장은 1982년 국정 교과서에 참여해 군사독재를 찬양했고, 이배용 원장은 뉴라이트 ‘바른 역사국민연합’ 원로자문단이며, 김호섭 이사장은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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