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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젊은 감성 한데 모이면 교육자료도 ‘톡톡’ 튀어요

등록 2015-07-06 20:57수정 2015-09-01 00:00

참쌤스쿨의 교사들은 교사연수원이나 교육 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사진은 클래스123의 이충희 대표와 교사들이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김차명 교사 제공
참쌤스쿨의 교사들은 교사연수원이나 교육 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사진은 클래스123의 이충희 대표와 교사들이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김차명 교사 제공
만화콘텐츠 만드는 교사들
지금까지 새로운 교수법이나 교육자료, 평가방법을 고민하는 교사들은 주로 ‘연구회’를 결성했다. 결성한 연구회가 교육청 공모에서 선발되면 예산을 지원받기도 하고, 발표회나 세미나도 열었다. 뜻이 맞는 교사들이 함께 수업자료를 만들고, 다양한 수업모형을 개발하면서 각자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교사연구회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교사연구회가 진화하고 있다. 고경력 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미지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초등교사들을 중심으로 부는 ‘만화 바람’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바람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지난 6월30일 ‘대한민국 교사를 위한 공감 에세이툰’이라는 부제의 책 <교사동감>(에듀니티)을 펴낸 경기 정왕초 김차명 교사다. 2012년부터 교사들의 커뮤니티에 연재한 동명의 웹툰 가운데 25개 에피소드를 뽑아 엮은 이 책에는 김 교사 본인은 물론, 전국에 있는 교사들이 보내준 사연이 담겨 있다.

만화 좋아하는 젊은 교사들 손잡고
교육 콘텐츠 등 개발하기 시작해
좋은 수업 뭘까 고민 속
학생 참여형 수업 위해 만화 활용해
같은 공감대로 소통도 하고
교사-예비교사 멘토링 문화도 만들어

김 교사는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 서울 용산에 있는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 평균연령 27.8살의 젊은 초등교사 20여명과 함께 만화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나누는 연구모임 ‘참쌤의 콘텐츠스쿨’(이하 참쌤스쿨)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참쌤스쿨에 모인 교사들은 김차명 교사와 함께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만화를 그리는 방법을 배운다. 교사들은 함께 배워 만든 디지털 만화로 학생들이 지루해하는 역사 수업에 활용할 만화를 그리거나, 캐릭터 동영상을 제작하고, 교육게임도 개발한다. 이렇게 만든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여러 활로를 통해 공유된다. 참쌤스쿨의 회원이 아니더라도, 수업자료가 필요한 교사들이 있다면 참쌤스쿨의 교사들은 기꺼이 나눈다.

올해 처음 시작해 1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 모임은 교사들이 ‘힐링’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의 장이 되기도 하고, 참신한 교육 콘텐츠를 나누는 정보의 장이 되기도 한다. 김 교사는 이 모임을 ‘창의적 교육을 위해 창의적 교육을 실현하는 공동체’라 설명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가진 능력을 창의적으로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교사의 구실이지만, 실제로 단위 학교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모범을 보이기 어렵죠. 교사들 각자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활용해 ‘내가 잘 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어 보자는 모임이에요. 단체 메신저 방에는 하루에도 300개가 넘는 메시지가 오가요. 참쌤스쿨 시작한 지 벌써 반년이 다 되는데도 끊이질 않아요.”

참쌤스쿨 1기로 활동하는 한 교사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화를 그리고 있다. 참쌤스쿨의 교사들은 이렇게 그린 만화를 수업자료로 만들기도 하고, 교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을 펴내는 등 콘텐츠 개발도 한다. 
 김차명 교사 제공
참쌤스쿨 1기로 활동하는 한 교사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화를 그리고 있다. 참쌤스쿨의 교사들은 이렇게 그린 만화를 수업자료로 만들기도 하고, 교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을 펴내는 등 콘텐츠 개발도 한다. 김차명 교사 제공
이렇게 만든 콘텐츠는 학교로 향하는 교사와 아이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인천 간재울초등학교 윤예림 교사는 참쌤스쿨에서 ‘역사만화콘텐츠의 강자’로 통한다. 각 국가의 도시를 돌며 별장·콘도·빌딩 등을 사고파는 보드게임 ‘부루마블’에 착안해 조선시대의 역사와 각 도시의 문화재를 배울 수 있는 ‘조선의 마블’ 게임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윤 교사는 “힘들기도 하지만 계속 만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동력은 역시 아이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초등학교 교과서가 개정되면서 아이들이 배워야 할 교과 내용이 많아졌어요. 게다가 난이도도 높아져 학생들이 수업을 너무 지루해했고, 저도 많은 내용을 어떻게 가르칠지 몰라 처음엔 지도안에 있는 대로 읽었어요. 수업 진행이 어려웠죠. 내가 재미있어야 아이들도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에 교과 내용을 만화로 그려줘 봤어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 그리는 걸 좋아했거든요. 시간표에 사회과목이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주는 아이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네요.”

이 모임에는 교사는 물론 예비교사인 교육대학교 재학생들도 함께한다. 윤 교사는 “실제로 교사들이 현장에서 1년간 한 학급을 맡아 운영하면서 느끼는 책임감은 교대에서 하는 일회성 수업실습만으로는 배우기 어렵다”며 “참쌤스쿨에서는 예비 선생님들이 현장의 교사들과 함께 직접 수업 콘텐츠를 만들면서 학교 이야기도 듣고, 수업에 대한 연구도 할 수 있어 예비교사들의 동기부여에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참쌤스쿨의 콘텐츠는 수업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물론 교사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김 교사는 “참쌤스쿨 선생님들과 함께 대부분의 학교에서 쓰는 교사들의 사내 메신저인 ‘쿨메신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화 이모티콘 제작을 시작했어요. 연구나 공개수업 등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피식 웃을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 있는데, 벌써부터 반응들이 뜨겁네요”라며 웃었다.

1년 단위로 새로운 기수를 뽑는 참쌤스쿨에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 모임을 이끄는 김차명 교사 이외 다른 교사들은 이 모임에 1년 이상 머물 수 없다. 올해 말 1기의 활동이 끝나면 다음해엔 다른 교사와 교대생들이 2기 활동을 새로 시작할 예정이다. 김 교사는 “참쌤스쿨은 교사들이 자신만의 교육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같은 뜻으로 모인 교사들이 함께 교구 개발 등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창구예요. 배운 것을 활용해서 동료 선생님들이 자기 색깔이 담긴 콘텐츠를 계속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웃었다.

정유미 기자 ymi.j@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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