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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특정대학 합격 자랑 현수막…인권위 “이제 그만”

등록 2015-01-27 21:19

“학력차별 조장…관행 개선을” 성명
‘서울대 6명 대전 일반계고 최다 합격. 연세대 5명, 고려대 9명, 서강대 2명, 성균관대 9명….’

최근 대전 중구 한 고등학교 벽면에 이 학교 학생들의 올해 대학별 합격자 수가 빼곡히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주요 대학 합격자 발표 즈음에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랑’이다. 대전시의회 자료를 보면, 2013년 한해 대전지역 고등학교 61곳에서 내건 펼침막은 모두 2292개인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특정 학교 합격이나 수상 내용을 과시하는 내용이다. 전국교직원노조 대전지부 안동수 사무처장은 “입학식·졸업식 등의 행사 외에도 대학 합격, 대회 수상 홍보 등 차별을 조장하는 현수막 게시가 많은 편이다. 학교 서열화와 위화감 조성, 사교육 조장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이런 펼침막들이 ‘학력·학벌 차별 문화를 조장한다’며 특정 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관행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인권위는 “다른 학교 합격자들이나 미진학 학생들에게 소외감을 안기는 것은 물론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차별적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홍보물 게시 예방과 지도·감독을 요청했다.

앞서 인권위는 2012년 10월 특정 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관행 개선을 위한 의견 표명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로도 합격 펼침막 내걸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권위에는 2013·2014년 합격 펼침막 관련 진정이 89건이나 접수됐다. 김화숙 인권위 아동청소년팀 조사관은 “1980년부터 올해까지 35년간 서울 유명 대학과 지역 국립대에 진학한 학생 수를 홈페이지에 게시한 학교도 있다. 대학 합격자 발표 시기를 맞아 현수막 게시 자제를 다시 요청하게 됐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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