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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입시 지옥’ 거친 학생들의 돌직구 “학교는 수능 익숙한 학생 찍어내는 공장”

등록 2015-01-19 20:26수정 2020-04-21 14:06

대입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현실 토로
“교실에서 전자담배” 일반고 황폐화
“게시판에 성적” 자사고 과한 경쟁
대졸자 중심 학벌사회 비판 목청도
“저는 잠이 많은 편이다. 고3 때 수능 망하니까 ‘잠 많이 자서 망했다’고 하더라. 재수할 때도 많이 잤다. 그런데 이번엔 ‘잠을 많이 자니 효율성이 오른 것’이라고 한다. 세상이 너무 결과, 1등만 중시한다.”(조희승, 2015학년도 수능 인문계 만점자)

새정치민주연합 수능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안민석 의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30여명의 일반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출신 학생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자, 대학교 1학년생을 모아 대입 고통과 입시제도 개선 방향을 주제로 연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참석 학생들은 진정한 배움을 가로막는 수능과 학교 현실에 ‘돌직구’를 던졌다. 특히 대학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학습 환경을 경험한 대학교 1학년생들이 그랬다. 서강대 1학년인 이지현씨는 “고교 땐 암기과목인 역사가 싫었는데 대학에 와서 방학 때 친구·선후배들과 프랑스 혁명사를 공부해보니 정말 재미있었다”며 “고3 때 수능 공부를 하며 새로운 걸 ‘배운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정주은씨도 “고등학교란 수능 형식에 익숙한 학생을 찍어내는 공장이다. 각자의 해석이 중요한 문학 작품도 수능에선 문제를 푸는 방향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일반고의 교육 환경과 일반고를 차별하는 대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일반고인 청주금천고를 나와 재수를 하고 있는 백규은씨는 “고교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선생님은 생물Ⅱ 수업에서 내용을 까먹었다며 생물Ⅰ을 가르쳤다. 사교육을 탓하기 전에 공교육 수준부터 끌어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혁신학교인 인헌고 3학년 이정원 학생은 “연세대는 신입생의 4분의 1을 일반고 학생이 지원조차 할 수 없는 특기자 전형으로 뽑는다. 내 친구는 자사고 출신보다 내신 등급이 훨씬 높았는데도 건국대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떨어졌다. 일반고는 이미 벼랑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자사고·외고 출신 학생들은 지나친 경쟁의 폐해를 짚었다. 자사고를 나온 중앙대 이대엽씨는 “시험을 치면 교사들이 1등부터 50등까지 게시판에 써붙였다. 우열반을 나눠서 우등반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도 1시간씩 더 했다”고 털어놨다. 외고를 나온 고려대 1학년 이아무개씨는 “시험 기간엔 에너지 드링크를 하루 두병씩 마시고 새벽 4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 공부해야 할 정도로 경쟁이 심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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