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 조선이공대 총장은 취임하면서 “학생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며 “‘학생들을 섬기는 리더’, ‘발로 뛰는 총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조선이공대 제공
“취업률을 더 높이고, 등록금 수준을 국립대학 이하로 낮추겠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조선이공대에서 지난해 12월29일 만난 최영일 총장의 목표는 확고했다. 최 총장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2018년부터는 우리나라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입학생의 감소는 바로 대학 재정의 어려움과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학이 직면한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최 총장의 강한 신념이었다.
조선이공대는 조선대학교와 같은 법인으로 1963년에 설립되어, 2015년 1월 현재 선박·해양기계과, 자동차과, 메카트로닉스과 등 총 21개 학과에 3300여명이 재학하는 전남지역 유일의 ‘공학계열 특성화 전문대학’이다.
-취임 7개월이 지났다. 소감을 말해 달라
“취임하면서 ‘학생들을 섬기는 리더’, ‘발로 뛰는 총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개월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현장에서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들기 위해 산업체와 관공서로 뛰어다녔다. 그 결과 많은 기업체 및 공공기관들과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으로 선정됐다. 해외근로자를 교육해 해양선박, 자동차 관련 기업에 취업하게 돕는 사업이다. 교육 시작 전부터 취업이 확정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 뿌리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40명의 학생을 선발하게 되는데, 해외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조선이공대는 광주전남지역의 유일한 ‘공학계열 특성화 전문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이공대만의 특성화 전략이 있다면?
“광주광역시는 복합금형, 스마트 가전, 디자인, 친환경 수송기계, 광산업 융·복합, 신재생에너지 분야 산업을 특화·선도 산업으로 삼고 있다. 또 전남지역은 금속소재·가공, 석유화학기반 고분자 소재 산업을 특화하고 있다. 이런 지역 산업들의 인력수급 전망과 취업 전망 분석을 바탕으로 친환경 수송기계 분야, 친환경 광산업 기반의 융·복합 분야, 친환경 에너지 기반시설 분야, 친환경 화학공업 분야에서 핵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게 우리 학교만의 특성화 비전이다.”
-자동차, 전기, 생명환경화공, 프랜차이즈창업경영, 뷰티아트학과 등의 경우 입학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들었다.
“올해 수시 1, 2차 평균 경쟁률이 4.1 대 1이었다. 등록률 또한 99.3%다. 정시의 경우는 매년 16 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학교 전체의 충원율은 현재 99.9% 수준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 잘되는 학교’라는 소문이 이미 많이 퍼졌다. 현재의 70%대 초반 수준의 취업률을 2018년까지 83%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취업률이 높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서 학생, 교수, 학교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신입생들의 전공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부터 졸업생 리콜제까지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기 초부터 학생들이 전담지도 교수와 일대일 상담을 통해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취업 분야를 선정한다. 그 뒤에도 별도 지도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학생들의 만족도를 반영해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도 취업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기업 인사담당자 및 취업 성공 선배 초청 특강, 채용 설명회, 취업캠프, 방과 후 운영되는 모의면접 교육과 대기업 인적성검사 대비 교육, 취업스터디 활동 지원 등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다.”
-취업률도 좋지만 일자리의 질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우리 대학의 목표가 단순히 취업률만 높이는 데 있지는 않다. 졸업생들 중 2013년 공공기관 및 대기업 취업자 수가 247명이었다. 2014년엔 상반기에만 237명으로 작년보다 공공기관 및 대기업 취업자 수가 대폭 늘어났다. 창업에 뜻을 둔 졸업생들에게는 학교가 점포를 얻어 주거나, 학교가 직접 경영하는 매장에서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하며 창업 노하우를 쌓을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
-최근 들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전문대에 재입학하는 ‘유(U)턴 입학생’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전문대학이 현장 중심 직업교육과 산업협력을 통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환경화공과의 경우 2014년 유턴 입학자 수가 62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계속 공부할 수 있는 ‘전공심화과정’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전공심화과정이란 무엇인가?
“전문대학의 학사학위 과정이다. 이론과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과정을 마치면 학사학위가 주어진다. 2008년 메카트로닉스학과에 전공심화 과정이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졌는데, 현재 건축공학과, 전자정보공학과 등 3개 계열 5개 학과에서 전공심화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역 거점대학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연계프로그램도 있을 것 같다.
“현재 지역 사회 연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업 연계형 위탁교육사업, 전문대학 맞춤형 취업약정사업, 고용노동부 일자리 창출지원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교육 분야에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강좌 및 광주광역시 동구청과 연계한 평생학습 우수 프로그램, 특성화 자격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함평 노인대학을 운영해 어르신들의 자기계발과 자존감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같은 재단인 조선대학교 및 해외 대학과의 교류 프로그램이 있나?
“조선대학교와는 학과 정원의 2% 안에서 무시험 편입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연계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무시험 편입학 해당 학과와 인원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도서관, 운동장 등의 시설도 함께 쓰고 있다. 해외 교류협력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필리핀 데라살대학, 중국 칭다오(청도)이공대학, 일본 이바라키 공업고등전문학교로 각각 50여명의 재학생이 연수를 떠났다. 올해 여름·겨울방학에는 중국 르자오(일조)직업기술대학 학생들과 우리 학교 학생들 각각 45명 정도가 서로 대학을 방문해 전공 실기, 실습 연수를 진행하기로 협약했다.”
-입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은 학교의 장학제도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2014년 전체 등록금 대비 장학금 수혜율은 55%다. 전액 장학생의 비율도 20% 정도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겐 최소한의 성적만 유지하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학교가 꾸준히 흑자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학금 수혜율은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조선이공대의 비전을 소개해 달라.
“‘2020년 국내 전문대학 10위 진입’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른 중장기 발전계획을 ‘4B 전략’이라고 이름 붙였다. ‘4B’란 ‘Best job, Best teacher, Best service, Best environment’를 말한다. 이 전략에 따라 우수학생 확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교원의 전문 역량 강화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직원들의 근무여건도 개선할 계획이다. 교육 환경과 관련해서도 계획이 많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이미 공학 2호관, 3호관에 엘리베이터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제 규격의 인조잔디구장도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lee@hanedui.com
정시 2차 수능점수 없이 선발해
조선이공대 입학정보
조선이공대학교는 2월10일부터 14일까지 정시 2차 원서를 접수한다. 수능 점수는 반영하지 않으며, 모집 인원은 인문계고 전형과 전문계고 전형 주·야간을 합쳐 42명, 정원 외 특별전형 주·야간 129명이다. 최종 모집 인원은 정시 1차 모집 결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제출서류 또한 입학전형에 따라 각기 다르므로 조선이공대 누리집(www.cst.ac.kr)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현재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도 모집하고 있다. 모집 학과는 건축공학과, 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전자정보공학과, 사회복지학과, 스포츠재활과 5개 학과로 정원은 학과당 20명씩이다. 지원 자격은 전문대학 및 대학 졸업(예정)자, 4년제 대학 2학년 이상 수료자, 학점은행에 의한 전문학사학위 이상 취득자, 독학에 의한 학사학위 취득자로 자신이 입학하려는 전공과정 관련 학과에 다닌 사람이면 된다. 제출서류는 입학원서, 졸업(예정)증명서, 2년 수료증명서, 학위수여증명서와 성적증명서다. 원서는 2월4일까지 받으며 방문·우편 접수가 가능하다. 합격자 발표는 2월6일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