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2015학년도부터 고교에서 중학교로 전보를 갈 교사들을 선정하는 기준을 또다시 나이가 적은 순으로 바꿨다. ‘중2병’으로 상징되듯 생활지도가 어려운 중학교로 가겠다는 교사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젊은 교사들을 떠미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5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시교육청은 지난달 16일 일선학교에 ‘2015년 3월1일자 고등학교 과원교사 전보 기준’을 안내하면서 중학교 전보를 희망하는 교사가 부족할 경우 나이가 젊은 교사부터 보내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매년 학생 수 감소와 교육과정 조정 등으로 정원이 초과된 고교의 일부 교사를 중학교로 보내고 있다. 그런데 교사들이 사춘기의 절정기인 중학생들의 생활지도의 어려움 등을 들어 한사코 이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3월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가야 할 교사는 54명이었는데 신청자는 13명뿐이었다.
교사들의 중학교 기피현상이 심각하자 문용린 전 교육감은 지난해 전보기준을 경력기간 외에 자격연수, 직무연수, 학위 취득 실적, 최근 2년간 근무성적을 고려해 평가가 낮은 교사를 보내는 방식으로 바꿨다. (<한겨레> 2014년 2월18일치 14면) 이를 올해부터 다시 예전 방식으로 되돌리기로 한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을 바꿨더니 ‘왜 중학교엔 능력이 부족한 교사들을 보내느냐’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와 교사·교장들에게 의견 수렴을 해보니 나이를 기준으로 하자는 제안이 대다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적 차원에서 가장 유능하고 노련한 교사가 중학교에 근무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경력이 짧거나 평가 점수가 낮은 교사를 중학교에 보내는 방식은 잘못됐다”며 “고교 교사도 중학교 근무를 해봐야 학생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며 “일정 기간 이상 중학교 근무를 의무화하는 식으로 규정을 바꾸고 중·고교 간 교사 교류도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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